책소개
경쟁이 아니라 공존이다!
『스피노자의 거미』는 ‘자연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과학계의 바리톤 생태과학자 박지형은 인류 근대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자연 생태계와 인간 사회의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다양한 사상과 생태학 이론을 제시하면서, 적자생존으로 인간 사회의 승자 독식을 설명하는 오랜 편견을 극복하고, 자연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공존의 생태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스피노자에서 시작한 이 책의 여정은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자연과 사회의 원리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이 길에서 독자는 이성과 합리의 시대로 알려진 근대의 광기와 탐욕, 태생적 한계에 매여 있으면서도 그 시대를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했던 지성들의 고민을 엿보는 동시에 자연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공존 원리와 자율 구성을 만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탐험의 이유
1. 근대의 샴쌍둥이
2. 스피노자의 시대
3. 자연의 민주주의
4. 콩키스타도르와 상인
5. 세계화의 먹이사슬
6. 절대민주주의를 위한 생태학적 상상력
에필로그 새로운 여행
저자
박지형 (지은이)
출판사리뷰
적자(適者)생존이 아니라 적소(適所)생존이다.
경쟁이 아니라 공존이다!
"약자가 항상 경쟁에 져서 완전히 도태된다면 지구상에는 소수의 강자만이 살아남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구한 진화 과정에서 생물다양성은 감소하지 않고 증가하였다." (본문 47쪽)
이 책은 ‘자연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하여, 과학계의 바리톤 생태과학자 박지형은 자신의 첫 책 『스피노자의 거미』에서 인류 근대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자연 생태계와 인간 사회의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다양한 사상과 생태학 이론을 제시하면서, 적자생존으로 인간 사회의 승자 독식을 설명하는 오랜 편견을 극복하고, 자연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공존의 생태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말한 “자연 속 사물의 배열 방식”은 생태학의 핵심 주제이다. 생태학이 생물과 환경의 관계에 대한 탐구라고 한다면, 스피노자는 이러한 생태적 관계를 제대로 인식한 뛰어난 생태학자이다." (본문 86쪽)
스피노자에서 시작한 이 책의 여정은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자연과 사회의 원리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이 길에서 독자는 이성과 합리의 시대로 알려진 근대의 광기와 탐욕, 태생적 한계에 매여 있으면서도 그 시대를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했던 지성들의 고민을 엿보고, 다윈과 가우스, 에벌린 허친슨, 스티븐 허벨 등 과학자들의 탐구와 최신 과학 이론에서 자연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공존 원리와 자율 구성을 만날 것이다. 또한 대항해 시대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콩키스타도르의 근대 역사가 현대의 미국, 베네수엘라, 인도에 남긴 흔적을 마주하면서, 콩키스타도르의 후예라고 할 만한 글로벌 거대 기업이 세계의 자본과 자원을 독점하여 다수의 공존을 위협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자본의 무한 경쟁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이 시대에 새롭고 지속가능한 사회의 사회계약론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저자의 화두에 닿을 것이다. 그렇게, 인류 사회의 굽이치는 굴곡마다 마주할 수밖에 없는 여러 질문과 함께 생태학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이상적 사회의 대안에 대한 영감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넓고 깊은 독서로 이끄는 저자의 정직한 지적 자극은 이 책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에, 저자는 말한다.
"사회의 올바른 구성 원리를 고민하던 스피노자에게 거미 관찰이 영감을 주었던 것처럼, 자연에서 얻은 생태적 상상력이 한계에 봉착한 근대적 민주주의의 대안을 찾아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 안내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에필로그」에서)
▶ 저자가 쓴, 저자의 문제의식
“Non sufficit orbis”(세상은 충분하지 않다). 16세기, 해가 지지 않는 에스파냐 제국의 모토였던 이 말은 한계를 모르는 정복자의 탐욕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사회 갈등의 원인을 잘 드러낸다. 한 세기 후 세상의 중심이 된 네덜란드의 한 외딴집에서 “철학자들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먹이를 잡는 거미를 관찰하며 인간의 탐욕이 초래하는 갈등을 어떻게 이성의 힘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다른 근대 사상가들이 합리적 개인들 간의 사회계약에 기반한 대의제 민주주의를 제안했을 때, 스피노자는 다중(multitude) 전체가 교회와 국가의 예속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있는 절대민주주의를 꿈꾸었다.
계몽주의자들이 전파한 사회적 진보에 대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근대는 이성보다는 폭력이 주도한 시대가 되었으며, 부족한 자원을 얻기 위한 갈등과 다툼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스피노자가 살았던 시대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근대 사회의 기본 가정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 홉스가 생각한 것처럼, 사회계약은 사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들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막고 최대 다수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합의한 공동체를 위한 선택인가? 아니면 사회계약은 단지 지배체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한 것인가?
스피노자가 거미를 관찰하며 상상한 것처럼 자연의 운영원리를 살펴 근대의 모순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자연의 민주주의’는 진화와 생물다양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키워드이다. 자연은 “피칠갑을 한 이빨과 발톱”이 난무하는 싸움터가 아니라 ‘민주적’인 자원 배분이 이루어지는 공존의 터전이다. 경쟁배제의 원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존의 비밀을 풀기 위해 경쟁과 공존에 대한 다양한 생태학 이론을 살펴본다.
자연과 사회를 비교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묻고자 하는 근본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자연의 “보이지 않는 손”이 독점과 불평등의 늪에 빠진 근대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로 우리를 이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