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강준만의 독설, 진중권의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문체를 빼닮은 데다 유머와 위트가 톡톡 터지는 평론가, 마치야마 도모히로! 그가 미국의 도를 넘어선 종교, 명분 없는 전쟁, 심화되는 빈부 격차, 썩어 빠진 정치, 거짓말투성이 언론…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미국의 실태와 불안을 이야기하고, ‘과연 미국은 회복될 수 있을까?’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신랄하고도 통렬한 폭로와 직설적인 비평을 담고 있으면서도 유머가 돋보여, 읽는 내내 풋풋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미국의 정치, 사회, 경제는 오늘의 한국 혼란 상황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을뿐더러 한국의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미국을 통해 한국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고, ‘과연 한국이 회복되려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목차
프롤로그 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1★ 도를 넘어선 종교
아이들이 부시를 위해 기도하는 ‘세뇌 캠프’ / 유전자와 진화의 연구는 신을 모독하는 행위? / “나에게 소년애(少年愛)를 가르쳐 준 사람은 신부님” / 기독교 디즈니랜드의 폐허에서 눈물을 흘리다 / 드라이브스루 교회와 프로레슬러 전도사 / 이교도로부터 크리스마스를 지켜라! / 섹스는 절대 금지! 그래도 하겠다면 콘돔 없이 하라! / “9·11테러는 게이의 나라 미국에 신이 내린 벌!” / “하나님, 병사들을 죽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2★ 명분 없는 전쟁
부시 행정부에 배신당한 미녀 스파이 / 미국에 귀환한 이라크 전쟁의 광기 / 적국 쿠바에 남겨진 미국의 고문소 / 병사 부족이 초래한 이라크인 학살 사건 / 전쟁을 모르는 강경파가 전쟁을 일으킨다 / 미국은 고문까지도 해외에 아웃소싱 / 람보의 투쟁은 모두 픽션이었다 / 정부도 어찌할 수 없는 전쟁 주식 회사 / 소련을 무너뜨리고 탈레반을 키운 자 / 오사마 빈 라덴을 아시나요?
3★ 심화되는 빈부 격차
월마트, 가격 파괴의 대가 / 폴라로이드의 도산으로 사원들이 얻은 것 / 최저임금으로 한 달간 생활할 수 있을까? / 마리화나 판매원은 셀러브리티 미망인 / 연봉 3만 6000달러의 애송이가 200만 달러의 주택 대출? / 병든 자의 죽음을 외면하는 의료보험이야말로 병들었다 / 메이드 인 차이나 성조기를 금지하라 / 미국의 옥수수 밭은 일본의 총면적보다 넓다 / 미키마우스를 십자가에 건 목사
4★ 썩어 빠진 정치
부시와 부시맨을 이어 주는 자 / 실용화된 전기자동차는 왜 사라졌는가? / 부시를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임명합니다! / ‘그자들’이 노리는 것은 부시 암살 / 부시 행정부는 진정한 ‘보수’인가? / 이라크 공습의 도사도 고급 데이트클럽의 고객 / 반(反) 게이 정치가인 게이와 동침한 게이 모집! / 이기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부시의 두뇌’ / 월가의 보안관, 매춘에 걸려 넘어지다 / 부시의 전기 영화가 범한 중대한 오류?
5★ 거짓말투성이 언론
이라크 전쟁을 조종한 언론의 제왕 / 부시와 기자단에게 창피를 준 용기 있는 코미디언 / 마녀 사냥 연합군과 싸운 세 명의 언니들 / “오바마는 이슬람의 스파이다!” / “여성에게 선거권을 주지 말라.”고 한 여성 정치평론가 / 애니메이션과 젖가슴을 가지고 번 돈으로 프로파간다
6★ 과연 미국을 구할 자는 누구인가
“노예제도를 배상해 주는 사람에게 투표하겠어요.” / “흑인 후보가 나오는 것은 50년 후입니다!” / 불사조 매케인은 고문보다 아버지가 무섭다 / 매버릭 매케인, 우익과 좌익 모두 날려 버려! /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 힐러리를 살렸다 / 오바마=셀러브리티=패리스 힐튼?
에필로그 미국의 시대는 끝나는가
한국어판 출간에 부치는 저자의 말
저자
마치야마 도모히로 (지은이), 강민정 (옮긴이)
출판사리뷰
기타노 다케시가 물었다. “요즘 제일 재미있는 평론가가 누구지?” “그야 마치야마 도모히로지요!”
강준만의 독설, 진중권의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문체를 빼닮은 데다 유머와 위트가 톡톡 터지는 마치야마 도모히로! 이 책의 저자 마치야마 도모히로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칼럼니스트겸 영화평론가로, 한국과도 무관하지 않은 게 아버지가 재일교포 1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그는 미국의 정치, 사회에 관한 다수의 책을 출간하여 일본에서는 베스트셀러 저자의 반열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도 폭넓은 인맥과 글발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책 『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종교, 정치, 사회, 언론에 대한 신랄하고도 통렬한 폭로와 직설적인 비평을 담고 있으면서도 유머가 돋보여, 읽는 내내 풋풋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한국은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미국에 있다!
“미국이 툭 하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지리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고?
“미국이 툭 하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지리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사실 미국에서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20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 80퍼센트는 외국에 관심이 없고, 그들이 외국 땅을 밟는 것은 총을 들고 쳐들어갈 때뿐이다.
미국이 현재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맞게 된 원인을 저자는 미국인의 무지(無知)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미국의 국민적인 토크쇼 「투나잇 쇼(The Tonight Show)」의 진행자가 직접 거리로 나가 길 가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베이징 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을 때는 이런 식이다. “지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그러면 답변자는 “미국?…이 아니라…”라며 망설인다. “힌트. 아시아입니다.” “태국인가?” 진행자는 질문을 바꾼다. “…맨 처음 올림픽이 열린 나라는 어디일까요?” 그러면 답변자는 “미국?”
대답하고 있는 사람은 초등학생이나 양아치가 아니다. 멀쩡한 백인 여성이다. 더욱이 교육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수많은 방송국이 ‘제이 워킹’을 따라 하며, 길 가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세계대전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발생했을까요?” “세 번?” 2차 세계대전을 경험했다는 노인의 대답이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요?” “유도?”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은 이겼을까요, 졌을까요?” “네? 물론 우리가 이겼죠!…그런데 베트남 전쟁을 일으킨 게 미국이었나요?”
_본문 8~9쪽 중에서
미국인의 이러한 무지함은 신문과 뉴스를 보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 자리한 “모르는 게 약”이라는 사상과 반지성주의를 집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라는 명저를 집필한 역사학자 리처드 호프스태터는 미국인이 지식에 대해 반감을 갖는 원인 중 하나로 기독교 복음주의를 들었다. 자칭 복음주의자는 미국 전체 인구의 30퍼센트를 차지하며, 그들에게 있어 지식은 쓸데없이 성서에 대한 의심만을 키울 뿐이다.
해리 포터는 하나님의 적?
그러면 미국에서 복음주의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복음주의는 미국에서 어떻게 영향력을 갖고 있을까? 미국에 베키 피셔 목사가 주최하는 ‘키즈 온 파이어’라는 어린이 교육 캠프가 있다. 이 캠프의 실태를 다룬 다큐 영화 「지저스 캠프」가 얼마 전 미국에서 개봉되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 장면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합숙소에 모인 백여 명의 아이들에게 피셔 목사가 질문한다.
“해리 포터를 알고 있나요?”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와 신을 관련지어 이야기하려나 보다 생각한 순간, “해리 포터는 하나님의 적입니다!”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마법사는 악마의 심부름꾼입니다! 해리 포터는 죽어야 합니다!”
깜짝 놀란 아이들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피셔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러분도 죄인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섯 살짜리가 죄를 지으면 얼마나 지었다고, 아이들은 모두 하나님에게 용서를 구하며 흐느낀다.
_본문 20쪽 중에서
캠프에서는 아이들의 손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조그만 아기 인형을 나누어 준다. “이 인형은 수정된 지 70일째 된 태아입니다. 낙태는 이 아기를 죽이는 행위입니다!” 벌벌 떨던 아이들은 흐느끼며, 낙태와 싸워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심지어 복음주의자는 자신의 아이들을 일반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진화론과 과학을 배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대신 복음주의 대학을 뢸들어 성서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 시스템을 운영한다. 그들은 유전자와 진화에 대한 연구를 신에 대한 모독 행위로 단정하고, 섹스와 낙태 금지를 주장하고, 9?11테러는 ‘게이의 나라’ 미국에 신이 내린 형벌이며 이라크 전쟁에서 죽은 병사들의 죽음 또한 그 벌을 대신 받고 있는 것이라고 외친다.
결국 이러한 종교의 붕괴가 바로 부시(복음주의자)를 2004년 대선에서 승리하게 하고, 부시로 인해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다시 극렬해지고, 미국의 국가 재정이 적자로 돌아서게 한 원인 중 하나인 것이다.
미국의 경제 붕괴와 심화되는 빈부 격차
현재 미국의 GDP는 여전히 세계 1위지만, 그 가운데 70퍼센트는 개인 소비. 게다가 무역수지는 엄청난 적자. 없는 수입에 닥치는 대로 사들이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미국의 소비자가 안고 있는 부채 총액(신용카드나 자동차 대출금. 주택 대출은 제외)은 2007년에 2조 4000억 달러가 넘었다.
미국이 이렇게 빚쟁이 나라가 된 데 대해 저자는 가격 파괴의 대가 월마트, 폴라로이드의 도산, 서브파라임 모기지론, 모건 스펄록의 30일 동안 ‘워킹 푸어(근로 빈곤층)’ 체험하기 등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미국의 경제 붕괴와 심화되는 빈부 격차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리가 잘 몰랐던 놀라운 것이 미국의 옥수수 밭 이야기이다.
미국의 연간 옥수수 생산량은 2.5억 톤. 경작 면적은 약 38만 평방킬로미터. 일본의 총면적보다 넓다! 이러한 옥수수의 과잉생산을 고발하는 다큐 영화로 「킹 콘」이 있다. 1에이커의 땅을 빌려 옥수수를 재배하고 수확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의 입을 빌어 이 영화를 살펴보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농업을 체험한 두 청년은 옥수수를 재배하는 일이 너무나 쉽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기계만 빌리면 손을 더럽히는 일 없이 3만 개나 수확할 수 있다. 유전자조작 옥수수이기 때문에 벌레 먹을 걱정도 없다. 게다가 경비는 1년을 통틀어 겨우 350달러. 문제는 옥수수가 너무 많이 생산되어 가격이 싸다는 것. 25킬로그램당 3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3만 개를 수확해도 350달러. 벌이가 안 된다! 그래도 괜찮다. 적자가 난 만큼 정부가 조성금으로 보상해 준다. (…)
옥수수를 먹은 소는 풀을 먹은 소보다 두 배나 빨리 자란다. 좁은 면적에서 싼 비용으로 빠르게 육우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 덕분에 패스트푸드점은 햄버거를 1달러에 팔 수 있다.
그러나 소의 위는 원래 풀만 소화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곡물을 먹은 소에게는 위산과다 증상이 나타난다. 위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소의 사진은 충격적이다. 이를 막기 위해 위산 분비 억제제나 항생물질을 장기 투여한다. 뿐만 아니라 옥수수를 먹은 소는 대량의 대변을 배출하여 환경을 파괴한다.
_본문 138~139쪽 중에서
가축 사료로 쓰고 남은 옥수수들은 가공되어 옥수수 전분이나, 버본, 시럽이 된다. 옥수수 시럽은 설탕 대용품으로, 1690년대까지 최대 사탕수수 생산지였던 쿠바에서 혁명이 일어난 뒤 미국은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쿠바로부터의 사탕수수 생산을 금지하는 대신 옥수수 시럽을 대량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 농업법을 개정하여 석유 대체물인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 23억 달러의 조성금을 새로이 추가했다. 옥수수로 에탄올을 만들려면 사탕수수로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비실용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미국의 이러한 상황은 왠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떠올리게 한다.)
나아가 미국의 경제가 급격히 악화된 데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장기화와 부시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을 그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니 여기서는 생략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썩어 빠진 정치와 거짓말투성이 언론
미국의 경제 문제는 금융시장과 유가에 크게 흔들린다. 그중 유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근래에 유가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 대수는 2005년에만 20만 대가 넘었고, 그 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 GM은 휘발유를 먹어치우는 대형차의 매출이 줄어드는 바람에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 GM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능가하는 휘발유 제로, 배기가스 제로인 전기자동차를 미국에 제공했었다. 1996년 GM은 10억 달러를 들여 전기자동차 EV1을 개발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ZEV(무공해 차량 의무 판매)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EV1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돌연 모습을 감췄다. 말 그대로 지상에서 소멸되었다. GM은 EV1을 한 대도 남기지 않고 회수한 후 폐차 처리했다.
도대체 왜?
다큐 영화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와 석유업계의 정경 유착이 진짜 이유이다. 2001년 대통령에 취임한 부시는 캘리포니아의 ZEV를 콕 집어서 시장경쟁의 규제 요소라고 비판했고, 2003년 ZEV는 철폐되었다.
이렇듯 썩어 빠진 미국의 정치를 버티게 해 주는 비호 세력으로는 경제계 거물뿐 아니라 우익 언론을 들 수 있다. 2006년 4월 29일 백악관 기자 클럽 만찬회 때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버트가 초대되었는데, 그는 부시 대통령에 대해 한참을 비꼬아 말한 후 이런 멘트를 날렸다. “이렇게 가까이서 대통령을 볼 수 있어 너무나 감격스럽지만, 이 안을 둘러보면 미국을 망치는 진보적인 언론 관계자들밖에 없어서 구역질이 날 지경입니다. 아니, 폭스뉴스만은 다릅니다. 폭스는 양쪽의 의견을 똑같이 보도하기 때문이지요. 대통령의 의견과 부통령의 의견을 말입니다.”
사실은, 만찬회 전날 폭스의 아나운서 토니 스노(Tony Snow)가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되었는데 콜버트가 이를 비꼰 것이다. 이에 덧붙여 콜버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백악관 기자 여러분들은 항상 착한 어린이였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감세를 비롯해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던 점, 지구온난화를 방치하는 점에 대해서도 그다지 대통령에게 태클을 걸지 않았지요. 이러한 것들은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뉴스가 아닙니다. 기자 여러분은 이를 추궁하지 않음으로써 절도를 지켰습니다. 대통령과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자, 다시 한 번 백악관 기자들의 원칙을 복습해 봅시다.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람은 대통령. 이를 기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은 대변인. 기자는 대통령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적어서 편집장에게 보내고, 집에 돌아가서 부인과 섹스를 한 다음에 잠을 잡니다. 때로는 머리를 짜내며 책을 쓰기도 하겠지요. 반골 정신으로 똘똘 뭉친 백악관 기자들이 정부에 맞선다는 스토리로 말입니다. 물론 픽션이지만요!”
_본문 199쪽 중에서
과연 한국은 회복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미국’에 있다
2007년 초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미국 내 제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즈를 사실상 파산 상태로 몰아넣으며 금융 위기와 세계경제의 불안이 본격화되었다. 세계 금융시장이 정신없이 들썩이는 와중에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 이명박이 탄생했다. 그로부터 1년 반, 경제는 여전히 짙은 안개 속을 걷고 있고 언론의 자유와 시민의 자유를 탄압, 조종하는 현 정권은 전 대통령의 참혹한 죽음 앞에 경제라는 시험대를 넘어서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기서 잠시 우리는 2004년 대선에서 부시가 재선에 성공했을 때를 떠올리게 된다. 그가 재선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인의 무지(無知)이다. 미국인 가운데 70퍼센트가 ‘테러의 배후는 후세인 대통령’이라고 믿으며 이라크 공격에 찬성했다. 이미 2002년에 CIA가 “후세인과 알카에다 사이에서 아무런 접점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는데도.
다행히 현재는 ‘무지개 색깔의 미국’을 대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종교 때문에 분리된 미국을 하나로 만들도록 호소하고, 금융업계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증권 및 금융계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에 집을 잃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금 원조를 약속하고,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에 정부자금을 제공하고, 수천만 달러의 급여를 받으면서 회사 경영을 파탄으로 몰고 간 GM의 CEO를 해고하고, 이라크에서 책임감 있게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기 위해 힘을 쏟는 등 미국의 상처를 열심히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현재 한국은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 종교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언론은? 지식인은? 무엇보다도 “위기다, 위기다”라고 외치는 정재계는 어떠한가?
과연 한국은 회복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미국’에 있다. 미국의 도를 넘어선 종교, 명분 없는 전쟁, 심화되는 빈부 격차, 썩어 빠진 정치, 거짓말투성이 언론… 등은 한국의 한국 혼란 상황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을뿐더러 한국의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책 『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미국을 통해 한국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고, ‘과연 한국이 회복되려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