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매화, 난, 국화, 대나무
사람들의 꿈과 인생 항로의 지침이 담긴 그림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의 핵심적인 문화원형 가운데 하나가 사군자(四君子)이다. 『사군자:매란국죽으로 피어난 선비의 마음』은 한국의 사군자화가 시대에 따라 그린 사람에 따라 어떻게 표현되었으며, 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를 다루었다. 시대에 따라 식물로서의 사군자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음에도, 그리는 사람마다의 그림에는 다른 향기가 담겨 있다. 사군자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의미를 담아 표현했기 때문이다.
조상들은 매화의 개화로 봄을 가늠하고 국화 향으로 가을이 짙어감을 짐작하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이치를 배우려는 겸손함이 있었다. 눈보라 속에 꽃망울을 맺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매화를 찾아다녔고, 풀잎처럼 약해 보이지만 한결같이 그윽한 향기를 발하는 난을 그리워하였다. 뭇 꽃이 진 늦가을 서리에도 꿋꿋하였던 국화를 칭송하였고, 곧고 늘 푸른 대나무를 정신적 친구로 삼기도 하였다. 모진 계절의 변화에도 의연히 제 본분을 지키는 이들에서 군자다운 삶의 모습을 보았다.
현대사회에서 사군자화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사군자 문화는 삶에서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림의 구성이나 필묵의 사용에 있어서도 지나침을 경계하였다. 현대 사회는 모든 가치가 물질로 가늠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더도 덜도 말고 딱 맞춤한 그만큼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미감을 되새겨 보고, 오랜 생명력을 갖게 된 연유와,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의미를 잃지 않는 사군자의 뜻을 다시금 새겨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목차
〈테마한국문화사를 펴내며〉
Discovery of Korean Culture
Preface
저자의 말
제1부|사군자의 이해
1. 사군자의 뜻|2. 사군자 문화와 문인들의 애호|3. 사군자 고사와 고사화(故事畵)|4. 사군자화의 발달|5. 근대 이후 사군자화의 변화
제2부|고고한 기품의 매화 그림
1. 매화 그림의 전개|2. 간결한 구성의 형식미, 15~17세기의 매화 그림|3. 부드러운 가지에 어린 서정, 18세기의 매화 그림|4. 매화도의 화려한 변신, 19세기
제3부|맑은 향기 머금은 난 그림
1. 난 그림의 전개|2. 절제된 엄숙미, 15~17세기의 난 그림|3. 다채로운 변화 속의 격조, 18세기의 난 그림|4. 묵란화의 전성기, 19세기
제4부|서리를 이긴 은은한 향취의 국화 그림
1. 국화 그림의 전개|2. 소박한 기품을 담다, 15~17세기의 국화 그림|3. 완상 문화의 발달과 묵국도, 18세기|4. 분방한 필치와 장식적 경향, 19세기의 국화 그림
제5부|허심의 공간미 담은 대나무 그림
1. 대나무 그림의 전개|2. 고난의 역사와 대나무, 15~17세기|3. 묵죽화의 다양한 변화, 18세기|4. 댓잎에 서린 문인들의 의취, 19세기
제6부|생활 속의 사군자
1. 공예품에 그려진 사군자화|2. 민화로 태어난 사군자
부록
주(註)|이밖에 더 읽을 만한 책들|도판목록|찾아보기
저자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