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불사조

이슬람 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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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글항아리
원산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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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계 최고의 테러조직 전문가가 밝혀낸 이슬람국가IS의 정체
탈냉전 다극화 시대의 신종 테러리즘 그리고 이슬람 정통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

이슬람 과격파에 대해 서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게으르고 멍청한,
틀에 박힌 사고에 포획 당하기를 거부한 책!!


저자는 IS가 기존의 테러조직과는 다른 이질적인 괴물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것을 낳은 모체가 제1차 세계대전과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정책이라는 점은 같다고 지적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 된 서구 열강이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 치하에 있던 아랍의 인종, 종교, 역사적 배경, 현지의 바람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하고 무책임하게 분할하며 지도자들을 임명한 결과 현대 중동의 국경선이 그어졌고, 그리하여 그 모든 분쟁의 씨앗이 뿌려졌기 때문이다. IS의 탄생은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분할 공작인 사이크스-피코 협정(1916)이 그 역사적 근원이라는 얘기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오스만 제국 영토 분할에 관한 비밀 협정인 사이크스-피코 협정에 따라 중동에 자의적인 국경선을 그었다. 영국은 현재의 요르단과 이라크 지역을, 프랑스는 지금의 시리아와 레바논 지역을, 러시아는 터키 동부 지역을 분할 점령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영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밸푸어 선언(1917)과 함께 그 뒤 수많은 중동 문제를 야기한 화근이었다. 이 점에서 서방이 현재 처해 있는 딜레마도 어쩌면 인과응보이자 자업자득이다. 아랍은 그 무엇보다 종교적 종파와 부족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지도를 제멋대로 그려버린 탓에 잉태된 딜레마인 것이다.

부시는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은 무관했지만, 미국은 훗날 IS의 모태였던 ‘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알 자르카위를 이 양자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키웠다. 미국이 날조한 알 자르카위의 전설을 계승한 자가 IS의 지도자 알 바그다디다. 미국이 알 자르카위를 슈퍼테러리스트로 만들고 억지로 9.11 테러와 이라크를 연결시켜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결과, 중동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났다. 진공은 분쟁의 온상이 되기 마련이다. 제1차 세계대전도 오스만 제국의 약화로 인해 발칸 반도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난 데서 촉발됐다.

IS 입장에서는 중동이 사이크스-피코 협정 이전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저자의 비유를 들자면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처럼, 이슬람 수니파를 위한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 IS의 지향점이다. 구미 제국이 자의적으로 획정한 국경선보다는 과거 이슬람 칼리프 제국의 영토에 근거한 이슬람국가에 역사적 정통성이 있다는 것, 다시 말해 IS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권위를 이어받는 칼리프의 이름으로 국경선을 다시 긋는 ‘현대 중동의 재탄생’을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일부 무슬림에게 설득력과 호소력을 지닌다고 저자는 말한다. IS 자원병들은 아랍의 봄 이후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서구 민주주의와 기존의 ‘유산流産 국가(이라크와 시리아)’에게는 흡인력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칼리프 국가의 재건을 촉구하는 IS에게 창업 기업이나 새로운 유형의 국가 탄생 같은 설렘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IS를 이해하려면 중동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불가피하고, IS는 ‘과격 테러조직’일 뿐이라는 인식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IS는 역사, 종교, 민족, 경제 문제가 중층적으로 겹치는 ‘국가’라는 렌즈로 접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차

일러두기_ ‘이슬람국가IS’의 명칭에 관하여

머리말_ 현대 중동의 지도를 다시 그리다
탈레반 및 알 카에다와는 다른 IS의 검은 깃발 | 현대성과 실용주의로 다극화 세계질서의 틈새를 노리다 | 수니파에게 영광스런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다 | 도로 보수, 무료급식소 건설, 전력 공급하는 테러국가 | 프로파간다 심리전 ‘공포와 신비주의의 이중주’ | 독재자를 타도하는 비대칭 전쟁의 전사?

서론_ 세상에 없던 신종 테러리즘인가?
결산 회계보고서를 작성하는 테러조직 | 냉전시대 테러조직의 변종 vs 탈냉전의 신종 테러리즘

1장 누가 이슬람국가의 검은 깃발을 올렸는가?: 알 자르카위에서 알 바그다디까지
과연 테러조직이 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까? |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자르카위의 유산 | 시리아 내전과 알 바그다디의 전설 | 칼리프 국가의 전선 ‘바그다드 벨트’ | ‘얼굴 없는 현대의 예언자’ 알 바그다디 | 알 카에다와의 노선 대립 그리고 ‘의사 국가’ ISIL

2장 칼리프 국가 통치를 위한 예행연습
경제력과 사회 인프라를 정치 주권보다 우선시한 테러조직 | 하룻밤 새에 적군과 아군이 바뀌는 현대판 대리전쟁 | 다극화 시대 중동 국가들의 정치·외교적 모순 | 인질 전매 시장과 IS라는 괴물 | 테러를 비즈니스화해 경제적 자립을 꾀하다 | IS 대원들의 꿈 ‘이승에서의 칼리프 국가 건설’ | 정복지의 민심을 얻는 방법에 대하여

3장 로마의 패러독스 ‘정복지 여성과 결혼하라’
이스라엘과 IS 칼리프 국가의 차이 | 이스라엘 건국과 이란 혁명의 수단 ‘폭력’ | 정복지 여성과 결혼하는 21세기 로마 전사들인가 | 칼리프 국가가 던지는 난제 ‘신종 테러리즘’

4장 이슬람 불사조
초강력 테러리스트 만들기 | 소셜미디어의 힘 | 칼리프국의 유혹 | 현대판 살라피즘

5장 ‘건국’이라는 현대판 지하드
서구 민주주의 확산을 뛰어넘는 동기부여 ‘칼리프 국가’ | 대지하드와 소지하드 | 건국이라는 새 이념을 지하드에 심다 | IS는 조직이 아니라 국가다!

제6장 아랍 근대화에서 이슬람 정화로 변신한 ‘살라피즘’
살라피즘의 원래 목표 ‘아랍 근대화’ | 아랍 식민지화 탓에 과격한 반反 서구 사상으로 변신

7장 새로운 몽골족과 IS의 실용주의
왜 대량학살을 저지르는 것일까? | 배교자 선고 ‘알 타크피르Al Takfir’ | 13세기 몽골족과 21세기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 적을 오판하고 있는 서방 세계의 무지 | 종교는 구실거리일 뿐, 본질은 현실 정치 전쟁

8장 근대국가 건설과 동시대의 전근대 전쟁
왜 칼리프 국가 부활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인가? | IS와 로마 교황의 제3차 세계대전 | 세계화로 인한 IS와 서방의 충돌 | 칼리프 국가 모델과 세계 질서의 재편성

에필로그 _ 군사 개입과 IS를 넘어선 제3의 길
서구의 군사 개입과 중동 정세의 혼미 | 아랍의 봄과 IS 이외의 제3의 길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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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레타 나폴레오니 (지은이), 노만수, 정태영 (옮긴이)

출판사리뷰

세계 최고의 테러조직 전문가가 밝혀낸 이슬람국가IS의 정체

탈냉전 다극화 시대의 신종 테러리즘 그리고 이슬람 정통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


이슬람 과격파에 대해 서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게으르고 멍청한,
틀에 박힌 사고에 포획 당하기를 거부한 책!!

IS의 정체와 ‘이슬람 불사조’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

‘이슬람 불사조’가 초미의 관심사다. 7세기의 예언자 무함마드 이래 제국의 영광을 누렸던 칼리프 국가의 재건을 노리는 이슬람국가가 그 야망을 실현한다면, 저자의 표현대로 IS는 이슬람 불사조가 되어 훨훨 나래를 펴고 날 것이다. 아니면 중동 분쟁의 잿더미로 꺼져버리든지.

‘미증유의 살인집단’에 열광하는 세계의 젊은이들

지금으로서야 그 누구도 호언장담할 수 없지만, IS가 끔찍한 살인 퍼레이드로 세계인의 이목을 단연 중동으로 쏠리게 한 것은 틀림없다. 한국에서는 열여덟 살에 불과한 김모 군이 자진해서 IS에 들어가 충격을 안겼다. 일본의 한 대학생은 “취업활동에 실패했기 때문”에 IS에 참가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공무원도 가담했다. IS 지원자가 2000명에 육박한 유럽, 800명인 러시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렇듯 IS는 세계 각지에서 자발적인 대원들을 끌어들이는 자력磁力을 지닌 조직으로 급부상했다.
여러 나라 젊은이들이 공산주의에 매력을 느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스탈린과 마오쩌둥 제국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실망한 이들은 무장조직으로 경도되었다. 그들이 향한 곳 중 하나가 팔레스타인이었다. 가령 일본 적군파는 1972년 이스라엘 로드 공항에서 민간인 100명 이상을 사상하는 테러를 저질렀다.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조직은 PLO와 하마스로 분열되고 재정적으로도 부패해 영향력을 잃었다. 현실 사회주의는 무참한 실패로 끝나고, 자본주의 국가도 신자유주의의 기치 아래 양극화만 확대하면서 젊은이들의 불만은 고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를 모은 것이 아랍의 봄이었다. 아랍 민주화의 불길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로 번져나가고 마침내 시리아에까지 당도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이란의 후원을 등에 업은 시리아의 아사드 독재 정권은 쉬이 전복되지 않았다. 그 사이 리비아는 내전 상태에 빠지고 이집트도 군사정권으로 역주행하자 다시 절망감이 감돌았다. 이때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반정부 활동을 펼치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리먼브라더스 쇼크 이후 세계 각지의 불황과 뒤이은 유로존 위기는 여러 나라 젊은이들에게 열패감을 갖게 했다. 이 끝없는 좌절감을 타개해줄 노스탤지어가 일부에게는 칼리프 국가였는지도 모른다. 젊었을 적에 누구나 한번쯤은 품게 되는 공동체 유토피아에 대한 강한 향수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이유는 당사자들만이 알겠지만, 여하튼 지금 세계는 ‘IS라는 미증유의 존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IS는 제2의 이스라엘을 꿈꾸는 준準국가 조직

주지하다시피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중동 분쟁은 끊이질 않았다. 팔레스타인, 이슬람교 종파, 쿠르드족, 석유 자원을 둘러싼 이권 다툼, 아랍 보수 왕정의 독재 등 최근에는 국제테러조직들까지 가세해 중동 사태는 해가 갈수록 복잡한 양상을 띠어왔다. 특히 IS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연합전선은 전면전의 수렁에 빠져들 것을 우려해 지상군 파견은 유보하고 있으면서도 2014년 말부터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있고, 2015년 2월 초에는 요르단이 자국 조종사를 화형에 처한 IS의 근거지를 향해 보복 공습에 나서 확전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고 중동 분쟁의 매듭이 쉽사리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알 카에다의 잔당에 불과했던 IS는 갑작스레 생겨난 조직이 아닌 중동의 유구한 역사가 켜켜이 쌓인 데서 탄생한 산물인 데다, 지금의 문제도 지난 100여 년 동안 지속돼온 현대 중동사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이는 서구가 처해 있는 가장 큰 딜레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IS가 바로 중동의 오래된 종파 대립, 아랍민족주의와 서구의 갈등, 칼리프에 대한 해석 문제, 천연자원 쟁탈, 아랍 보수 왕정과 강대국들의 대리전쟁 터라는 여러 근본적인 요인으로 인해 파생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예의 그 이슬람국가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지난 20년 동안 테러조직의 재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저자는 ‘최초로’ IS는 단순한 테러리스트 조직이 아니라 ‘칼리프 국가 건설’을 꿈꾸는 ‘국가(지향적) 세력’이라고 진단한다. 아직은 “의사擬似 국가”(혹은 위장僞裝 국가나 유사類似 국가), 즉 사회경제적 인프라(과세, 고용 서비스 등)는 확보되는 반면 정치 인프라(영토와 주권)는 없는 국가일 수 있지만, 현재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도 실효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IS는 알 카에다처럼 산발적인 테러를 일삼는 과격파 무장단체가 아니라, 세계화와 최신의 테크놀로지에 의해 성장한 준準국가라고 본다. 그들이 지금까지 성공해온 이유를 저자는 묵시론적인 비유로 드러낸다. IS의 일차적인 목적인 현대판 칼리프 국가는 “수니파 무슬림에게 유대인의 이스라엘”이고 “과거 자신들이 갖고 있던 토지(칼리프 제국의 영토)의 권리를 오늘날의 무슬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며, “비록 내가 지금 어디에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주는 이슬람 신정일치 종교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통 무슬림 국가다. 놀랍게도 칼리프 제국의 부활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목적과 같다. 이것이야말로 저자 특유의 독자적인 관점이다.
그동안 서구의 많은 전문가는 IS를 탈레반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조직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IS는 다극화된 세계질서 내에서의 다두형多頭型 대리전쟁의 모순과 강대국의 한계를 숙지하고 있다. 과거 이슬람 테러조직이 화려한 활동에 비해 민심의 이반을 일으키며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한 까닭을 주시하면서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토가 시급했다. 시리아의 국가 통치 능력이 저하된 것을 틈타 유전이 있는 지역을 정복하고 재빨리 경제적 자립을 달성했다. 또 IT를 구사한 정보 전략과 회계결산서까지 갖춘 현대성은 기존 테러리스트 집단과는 확연히 다르다. 과연 IS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옛 칼리프 제국의 땅은 ‘테러리스트가 건설하는’ 역사상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IS의 뿌리와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분할 공작

저자는 IS가 기존의 테러조직과는 다른 이질적인 괴물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것을 낳은 모체가 제1차 세계대전과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정책이라는 점은 같다고 지적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 된 서구 열강이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 치하에 있던 아랍의 인종, 종교, 역사적 배경, 현지의 바람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하고 무책임하게 분할하며 지도자들을 임명한 결과 현대 중동의 국경선이 그어졌고, 그리하여 그 모든 분쟁의 씨앗이 뿌려졌기 때문이다. IS의 탄생은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분할 공작인 사이크스-피코 협정(1916)이 그 역사적 근원이라는 얘기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오스만 제국 영토 분할에 관한 비밀 협정인 사이크스-피코 협정에 따라 중동에 자의적인 국경선을 그었다. 영국은 현재의 요르단과 이라크 지역을, 프랑스는 지금의 시리아와 레바논 지역을, 러시아는 터키 동부 지역을 분할 점령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영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밸푸어 선언(1917)과 함께 그 뒤 수많은 중동 문제를 야기한 화근이었다. 이 점에서 서방이 현재 처해 있는 딜레마도 어쩌면 인과응보이자 자업자득이다. 아랍은 그 무엇보다 종교적 종파와 부족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지도를 제멋대로 그려버린 탓에 잉태된 딜레마인 것이다.
부시는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은 무관했지만, 미국은 훗날 IS의 모태였던 ‘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알 자르카위를 이 양자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키웠다. 미국이 날조한 알 자르카위의 전설을 계승한 자가 IS의 지도자 알 바그다디다. 미국이 알 자르카위를 슈퍼테러리스트로 만들고 억지로 9.11 테러와 이라크를 연결시켜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결과, 중동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났다. 진공은 분쟁의 온상이 되기 마련이다. 제1차 세계대전도 오스만 제국의 약화로 인해 발칸 반도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난 데서 촉발됐다.
IS 입장에서는 중동이 사이크스-피코 협정 이전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저자의 비유를 들자면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처럼, 이슬람 수니파를 위한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 IS의 지향점이다. 구미 제국이 자의적으로 획정한 국경선보다는 과거 이슬람 칼리프 제국의 영토에 근거한 이슬람국가에 역사적 정통성이 있다는 것, 다시 말해 IS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권위를 이어받는 칼리프의 이름으로 국경선을 다시 긋는 ‘현대 중동의 재탄생’을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일부 무슬림에게 설득력과 호소력을 지닌다고 저자는 말한다. IS 자원병들은 아랍의 봄 이후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서구 민주주의와 기존의 ‘유산流産 국가(이라크와 시리아)’에게는 흡인력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칼리프 국가의 재건을 촉구하는 IS에게 창업 기업이나 새로운 유형의 국가 탄생 같은 설렘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IS를 이해하려면 중동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불가피하고, IS는 ‘과격 테러조직’일 뿐이라는 인식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IS는 역사, 종교, 민족, 경제 문제가 중층적으로 겹치는 ‘국가’라는 렌즈로 접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 불사조의 둥지는 증오와 분쟁의 악순환

검은 깃발 아래 복면한 남자들이 총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만 보면 IS는 단순한 무장 테러집단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알 바그다디는 훨씬 더 웅대한 꿈을 갖고 있다. 바로 칼리프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를! 그는 옛 칼리프 제국의 일부 영토를 정복하고 석유를 확보하며 전기를 끌어오고, 무료 급식소를 설치하고 예방접종까지 해주면서 민심을 얻고 있기도 하다. 또한 통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국가와 ‘의사 국가’가 보유한 자원의 압도적인 격차도 줄일 수 있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통신위성이나 자국의 언론매체가 없더라도 전 세계인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참가를 호소하는 것도 가능했다. 게다가 냉전 종식 후 세계가 다극화되었기 때문에 대리전쟁을 치르는 조직의 후원자들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후원자의의 이해는 일치하지 않아 IS와 같은 과격파 집단에게는 주변 환경이 더 나아졌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에 무기를 제공하는 반면, 미국은 반反아사드파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시리아에서, IS는 미·러 양측 모두의 무기를 손에 넣지 않았던가? 그래서 일본인 인질 사건은 각자의 사정에 따라 참가하고 있는 국제연합전선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노린 것일지도 모른다. IS는 어디까지나 그들 나름의 방식이지만 법과 질서의 준수도 강제한다. 이 점에서는 역설적으로 이스라엘과 비슷해 ‘IS는 수니파의 이스라엘’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에 저자는, IS는 이스라엘처럼 ‘근대 국민국가’의 요건을 모두 채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즉 영토, 주권, 정통성이며 행정제도다.” 다만 앞으로 IS가 정말로 근대 국민국가 수립을 완성하려면 이단자(시아파)의 정복이나 복수만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가에는 정통성이라는 높은 장벽이 있고, 특히나 현대 국가는 종교만으로 그러한 정통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10년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아랍 민주화 열풍과 IS의 출현은 모두 혼란스럽고 다극화된 세계질서의 산물이라고 본다. “아랍의 봄과 IS는 현대의 ‘야누스의 얼굴’이다. 똑같은 문제(중동의 부패한 지도층)에 대한 두 개의 답이다. 현재의 IS는 결코 신종 테러리즘 조직이 아니라 정확하게는 ‘모던한’ 존재다.” 즉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가장 현대적인 테러조직’이라는 말이다. 또한 미국이 유엔의 승인을 얻은 대규모 지상군을 편성한들 IS에 대한 군사 개입은 이라크 주변에 한정되고, 더구나 그 지역의 정규군 및 민병대를 지원하는 공습 형태에 불과할 것이므로 넓은 범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대판 대리전쟁을 확대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다른 무장단체가 IS의 전철을 밟고 추종하는 일을 재촉할 수 있다. 동질의 무장 세력이 속속 후원자들로부터 자금과 무기를 지원받고 독자적인 국가를 자처하며 중동을 크나큰 혼란에 빠뜨릴 위험성이 농후하기에 그렇다.
결과야 어찌됐든 외국의 군사 개입이 중동의 불안정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지금까지도 해결을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신선하고 좀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이는 중동에 탈냉전 다극화 시대의 새로운 정치 세력(이슬람국가)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대리전쟁은 결국 부메랑처럼 ‘제 발등 찍기 전술’이란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요컨대 ‘이슬람 불사조Islamic phoenix(칼리프 국가)’에 대응하려면 ‘전쟁 이외의 수단’을 모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랍의 봄이나, 지금으로서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IS의 방식과는 다른 ‘제3의 길’이다. “제3의 길은 교육, 지식 그리고 변화가 빠른 정치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물론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게 흠이지만 제3의 길을 찾자는 호소만큼은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 될 듯싶다.

현대판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

혹자는 IS와 서구의 대립에서 제3차 세계대전의 전조를 보기도 한다. 물론 제1, 2차 세계대전의 국가(연합) 간 전면전처럼, IS는 압도적인 국력과 군사력을 보유한 서구와는 재래식 전면전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은 무기에 따라 창·활·칼로 한 1세대, 총포로 한 2세대, 전투기·전차·잠수함 등으로 한 3세대 그리고 게릴라전과 해킹·통신교란과 같은 정보전 등 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하는 4세대로 나뉜다. IS를 둘러싼 분쟁이 전형적이다. 이를 ‘비대칭적 장기 국제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자신이 IS의 칼리프라고 선언한 알 바그다디는 미군의 구금시설에 갇힌 적이 있다. 2009년 이곳을 떠난 그는 뉴욕 주 출신 미군을 향해 “뉴욕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그 미군은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IS가 급성장하고 있는 지금 이것은 단지 농담으로만 그치지 않고 ‘제3차 세계대전의 전조’라든지 ‘비대칭적 장기 국제전’라는 식의 음울한 예언의 목소리로 바뀌어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에 IS를 정식 국가로 승인하는 나라도 나오는 게 아닐까? 설령 지금의 IS가 졸지에 망하더라도 또 다른 변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슬람권이든 서방 측이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쌓이고 자꾸 매듭이 꼬여가기만 한다면 제3차 세계대전의 화약고가 될 중동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타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은 IS의 “현대성과 실용주의 노선”을 지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들이 택한 전근대적인 잔학 행위나 봉건적 제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국제뉴스처럼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IS의 잔학무도함에 분노를 금치 못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르포문학이나 논픽션이 아니라 ‘이슬람국가의 정체와 현대판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을 ‘역사학·경제학·군사학·국제정치학’ 관점에서 파헤친 사회과학 교양서이기에 크게 걸고넘어질 점은 아닌 듯싶다. 이슬람 근본주의로의 위험한 낭만이 왜 부지기수의 젊은이를 칼리프 전사로 끌어들이고 있는지, 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깊이와 재미 측면에서 최적의 책인 것만은 사실이다.
『뉴욕타임스』 중동 특파원을 지냈고 『파멸의 시대, 저항의 시대』 공저자인 크리스 헤지스는 “지금 중동이 어떤 판국인지 이해하고 싶다면 나폴리오니의 『이슬람 불사조』를 읽어야 한다. 이 책은 언론학과 역사학의 여타 위대한 저작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반대편의 시각으로 세계를 그려낸다. 이슬람 과격파에 대해 서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게으르고 멍청한, 틀에 박힌 사고에 포획 당하기를 거부한 책이라는 말이다. 나폴리오니는 세상을 에워싼 어리석음의 장막을 걷어내면서 남들이 우리를 보듯이 우리도 자신을 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고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우리가 무차별적인 폭력과 야만적인 점령과 십년이 넘는 전쟁을 통해 꾸며내려고 노력한 상상 속의 세계 대신에.”

이슬람국가IS의 명칭에 관하여

2014년 6월 ‘이슬람국가IS’로 개명한 무장조직이 매우 신속하게 세력을 확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과정은 대체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이 무장조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시로 이름을 바꾸었다. 처음에는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Abu Musab al Zarqawi의 조직 ‘유일신과 성전Tawhid al Jihad’(2004년 한국인 김선일 씨를 납치 살해한 조직)의 일부였는데 나중에 ‘이라크 이슬람국가Islamist State in Iraq·ISI’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결국 ‘알 카에다 이라크 지부al Qaeda in Iraq·AQI’가 되었다. 2010년에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최고지도자에 등극하면서 예의 ‘이라크 이슬람국가’라는 명칭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러다가 2013년 알 카에다와 연계한 시리아계 무장조직 ‘알누스라 전선Jabhat al Nusra’ 일파와 합치고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in Iraq and the Levant/al Sham’로 이름을 바꾸면서 ISIL 또는 ISIS로 알려지게 되었다. 최종적으로는 칼리프 국가Caliphate 건립을 선포하기 직전에 ‘이슬람국가IS’로 개명했다. 하지만 이 조직을 시리아에서는 애초부터, 이라크에서는 오늘도 그저 ‘알다우라트’라 부른다. ‘국가’라는 뜻이다.
조직이 생명력을 지니는 동안에 커다란 발전을 이루거나 중요한 변화를 맞으면 명칭을 바꾸기 마련이다. IS의 명칭 변화에 관한 연구 역시 수많은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다. 서구를 비롯한 전 세계가 이리저리 맞추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동 정세라는 퍼즐 말이다.
우리가 보통 ‘유일신과 성전’으로 옮기는 ‘알 타우히드 알 지하드al Tawhid al Jihad’라는 말에는 신이 곧 모든 것이며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상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서 인생이란 신의 율법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이유로 무슬림들은 7세기에 예언자 무함마드가 세운 최초의 칼리프 통치국이자 최초의 이슬람교 국가를 신성한 힘이 다스리는 완벽한 사회로 여긴다. 한 마디로 칼리프 국가는 신이 자기 의지를 정치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인 셈이다. 검지를 펴서 하늘을 찌르는 손짓은 무장조직 ‘유일신과 성전’의 전형적인 동작이었다. 이제는 IS에서도 사실상 공식적인 경례법으로 통한다.
‘유일신과 성전’에서 ‘이라크 이슬람국가’로 명칭이 바뀐 것은 알 자르카위의 무장조직이 이라크에 힘을 쏟기 시작한 즈음과 맥을 같이 한다. 지하드 역량을 이라크에 집중시켜서 칼리프 국가 부활의 디딤돌로 삼을 작정이었다. 마찬가지로 알 바그다디 역시 ‘알 샴al Sham’이라는 말을 조직의 명칭에 덧붙이기로 결정했다. 이 말은 최초의 칼리프들 가운데 몇몇이 세력을 떨치기 시작한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와 그 일대를 가리키는 고대 아랍어인데, 전임자보다 한걸음 더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동시에 조직의 최종 목표인 칼리프 국가의 재건을 성취하기 위해서 국경을 넘어선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ISIS가 이름을 바꾼 IS의 출범은 칼리프 국가의 건국을 선포하기 바로 전날에 이루어졌다. 이는 국가 건립에 있어서 새롭고도 중대한 단계, 즉 7세기의 이상적인 이슬람 사회의 건설로 이어졌던 제반 환경을 다시금 조성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오늘날 서구 언론매체와 정치인들은 알 바그다디가 이끄는 무장조직을 다양한 명칭으로 부른다. 미국 백악관과 영국 다우닝 가에서는 ISIL로 부르는가 하면 미국 언론은 ISIS를 선호한다. 다만, 미국 공영방송 PBS는 이슬람국가라 부르며, 호주의 일부 언론의 경우 실제 국가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이슬람국가그룹이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하지만 영어로는 IS보다 ISIS 또는 ISIL이 대체로 그럴싸하게 들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부른다. 정치인들의 경우 ‘국가’라는 표현을 꺼림칙하게 여기는데, 이는 IS의 실체를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낱 명칭에 불과하다손 치더라도 자칫 테러조직이 아니라 정복 전쟁과 국내적 합의로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받은 정식 국가라는 IS의 요구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이슬람국가IS’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가장 최근에 이 조직이 자신의 성격을 스스로 규정한 명칭이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계속해서 이렇게 불릴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IS라는 용어가 ISIS나 ISIL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다. 이 메시지에는 21세기 버전의 칼리프 국가를 건설하는 데 성공하겠다는 조직의 결의가 담겨 있다. 이들이 프로파간다 상의 이유로 덜 정확한 약어를 사용해서 IS의 진정한 본질을 숨긴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가 현존하는 위협을 직시하는 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까. 중동에 항구적인 평화를 뿌리 내리기 위해서 또 다시 임시변통의 전략을 세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이슬람 불사조
저자/출판사
로레타 나폴레오니 (지은이), 노만수, 정태영 (옮긴이),글항아리
크기/전자책용량
145*210*15mm
쪽수
212쪽
제품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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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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