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배낭여행의 시초로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터키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겪은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2007년 여름에 출간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의 개정판으로 전작에서 아쉬웠던 디자인적인 부분을 보강하고 훨씬 더 다양하고 현장감 넘치는 사진들을 실었다.
저자는 아이가 22개월 되던 무렵부터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지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달간이나 휴가를 낼 수 없는 남편이 곁에 없다는 것뿐. 이번 터키여행에서도 유명 관광지와 편한 숙소를 찾기보다는 터키의 시골길에서 사람과 풍경을 따라 걸으며 터키를 마음에 담아왔다. 아이와 함께 해서 더욱 풍성해진 여행길, 그 곳의 이야기를 조곤조곤하게 사진과 함께 책으로 엮어냈다.
목차
PROLOGUE
ROUTE
Mommy, is it Christmas Eve?
사람이 있는 곳, 그랑바자르
원하는 것 앞에서 돌아서는 법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본다
나를 무장해제시킨 하렘
베이코즈의 골목에서 잃어버린 유년을 찾다
터키 남자와는 연애만 하라
영리한 그녀, 야스민이 빠진 덫
한국인이여, 인디림은 이제 그만
레일라가 정말 열두 살일까요?
미안하지만, 나는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동굴집의 빈민, 파트마의 초대
우리는 바람에 날아간다, 에이디이르
투명함은 투명함끼리 통한다
호수에서 자란 고귀한 영혼의 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
가엾게도, 한국인들은 노예로군요
고통이 없는 삶은 비어 있는 삶
올림포스가 내 안으로 들어오다
벌들이 나를 좋아하나봐
영원히 계속되는 것, 우리를 스쳐가는 것
당신이 거기 있으면, 나는 행복해져요
이제 너는 나를 떠나 안식을 구하지 못하리라
한평생 번 돈, 길에서 다 쓰고 죽을 거야
Mommy, I made it!
그동안 잘해줘서 고마워
저자
오소희
출판사리뷰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배낭여행의 시초!
2007년 여름에 출간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의 개정판으로 전작에서 아쉬웠던 디자인적인 부분을 보강하고 훨씬 더 다양하고 현장감 넘치는 사진들을 실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배낭여행’의 시초였던 이 책에 대한 반응은 출간 초기에는 엇갈려 나타났다. 앞부분의 몇 페이지만을 접하고 아이에게 2개 국어를 가르치는 열성 엄마의 ‘사서 고생’하는 소모적인 여행으로 오해하는 독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점점 새로운 에세이스트의 등장을 갈망하던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와, 아이와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의 영역을 넓힌 용감한 엄마에 대한 대한민국 엄마 부대의 응원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그녀의 책에 달린 90여개의 리뷰들은 여행 작가 오소희의 등장과 1.5인의 배낭여행이 독자들에게 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탄자니아도 우간다도 라오스도 터키도 모두 오소희에게는 먼 곳의 오지가 아닌 친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었다. 그녀는 발 닿았던 모든 곳에서 마음을 나누었고 생을 목격했으며 중빈과 함께 성장을 했다.
세 살배기와 끊임없이 걷고 또 걷는 배낭여행을 할 수 있는 엄마, 낯설기만한 라오스의 이야기로 책 한 권을 채울 수 있는 작가, 아프리카에서도 사람과 삶을 열정으로 살아낼 수 있는 여행자. 그녀가 바로 오소희다.
*『하쿠나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2008년 12월 출간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2009년 3월 개정판 출간
* 바람이 데려다준 곳, 터키
이스탄불에서부터 시작된 이 여행은 사막의 땅(카파도키아), 호수의 땅(에이르디르), 바다의 땅(올림포스)을 거쳐 다시 이스탄불로 향한다.
------- 카파도키아 --------
이스탄불 → 사프란볼루 → (괴뢰메 → 네브쉐히르 → 데린쿠유) → 유르굽 → 에이르디르 → 안탈랴 → 올림포스 → 파타라 → 올림포스 → 아피욘 → 이스탄불
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예술이 아름답게 직조되어 있는 이스탄불은 주요 유산들이 15분 거리 내에 모여 있는, 관광객들에게 친절한 도시이다. 중세시대부터 내려온 (카펫, 보석, 도자기 등이 주종목인) 쇼핑타운 그랑바자르, 하렘으로 더욱 유명한 톱카프 궁전, 푸른 타일로 장식된 화려한 위용의 블루모스크, 그리스정교 성당에서 이슬람 사원 모스크로 그리고 박물관으로 그 세월만큼 역할이 다채로웠던 소피아 성당…… 이 위대한 유산들에 중빈의 혼을 쏙 빼놓은 매력적인 전차 트램까지. 생기 넘치는 이스탄불에서 아이의 보폭을 맞추는 일은 어려웠지만 여행자로서의 새로운 영역을 배워가는 아이에게 이스탄불은 매 골목마다 새로운 강아지와 고양이를 던져주며 환영인사를 했다.
이스탄불을 뒤로하고 8시간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사프란볼루. 오스만 시대의 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마을로 작은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재이다. 이곳에서 만난 영어가 유창한 야스민은 통역이 필요한 관광객을 제 펜션으로 이끌며 매번 짜여진 각본대로 관광객들을 기쁘게 했고 그렇게 또 실망시켰다. 떠나기 직전 ‘메르하바(안녕하세요)’도 모르면서 ‘인디림(깎아주세요)’부터 알고 오는 한국인들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야스민을 통해 이전까지의 호의와 정성이 모두 상술에 불과했다는 점을 깨닫고 터키에 스민 자본주의의 덫을 야스민을 통해 경험한다.
터키 내륙의 사막 지대 카파도키아는 사막의 절세 비경을 여실히 보여줌과 동시에 지하 7층에 달하는 거대한 지하도시 데린쿠유와 여전히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는 동굴집을 통해 핍박의 역사와 빈민의 실생활을 생생히 전달한다. 산에서 만난 파트마는 보는 순간 “짜이?(차)”하며 집으로 초대했으나 파트마의 의도가 어떠했던 파트마의 엄마와 아버지는 병든 몸으로 동정을 호소하며 스카프를 팔고자 애썼다.
에이르디르, 올림피아, 파타라, 다시 이스탄불. 터키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렇듯 선한 의도로 다가오기도 했고 욕망하는 바가 있어 다가오기도 했다. 사랑을 준 이들도 있었고 안타까움을 준 이들도 있었고 마음을 기꺼이 깊이 나눈 이들도 있었다.
1.5인의 배낭여행자는 이렇게 첫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다시 여행을 떠났다.
저자는 말한다. ‘여행은 늘 나를 능가하는 현명함으로 나를 데려다주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