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61회 쇼가쿠칸 만화상] 수상
저마다의 아픔을 품고 차곡차곡 성장해가는
아이들이 그리는 감동 드라마
부모와 떨어져 다양한 사정을 가진 아이들이 살고 있는 ‘별아이 학원’
햇빛이 찬란하게 쏟아지는 뜰 한구석에 자리한 고물차 써니
그곳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교실이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지내는 ‘별아이 학원’. 집안 사정으로 갑자기 이곳에서 지내게 된 세이는 처음 마주하는 환경이 낯설기만 하고, 원의 아이들은 세이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수줍음 많은 세이는 원 안을 둘러보다가 뒤뜰에 놓인 노란 고물차 ‘써니(Sunny)’를 발견하고, 혼자 있고 싶어질 때면 써니를 찾는다. 그곳은 아이들이 나만의 세상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이었다. 모두 다른 사정으로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리며 [제61회 쇼가쿠칸 만화상]을 수상한 『Sunny(써니)』 1권.
저자
마츠모토 타이요 (지은이), 오주원 (옮긴이)
출판사리뷰
* 마츠모토 타이요의 가슴 깊은 곳에서 꺼낸 눈부신 소년기
“데뷔 당시부터 줄곧 품어왔던 작품입니다.”
만화가로 데뷔할 당시부터 언젠가 꼭 그리리라 마음먹었다는 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만화로 옮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저마다의 사정으로 부모와 떨어져 ‘집 없는 아이’로 살아가는 별아이 학원의 아이들은 시원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도, 마음 놓고 아파하고 위로받을 사람도 없다. 각자의 사정만큼이나 다양한 아픔들을 가슴에 품고 나름의 방식대로 아픔을 이겨내는 아이들. 어른들의 절대적인 보살핌이 필요하고, 마음을 정착할 수 있는 따뜻한 집이 절실한 그들에게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현실을 담아냈다.
걸음마를 뗀 아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은 좋든 싫든 별아이 학원에서 지내야 한다. 부모와 떨어져 살고 싶은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함께’보단 ‘헤어짐’을 먼저 배우고, ‘가족’이 아닌 ‘타인’과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시절 소년이었던 작가가 느꼈던 감정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기에 더욱 가슴이 뭉클해진다.
“저의 어릴 적 경험이 담긴 이 작품을 그리는 것 자체로
주위에 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다만, 마흔이 넘으니 언제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 해야겠다는 큰 결심을 하고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제61회 쇼가쿠칸 만화상] 수상 소감 중에서
토닥토닥, 보듬어주고 싶은 이야기의 탄생
만화가로 데뷔할 때부터 언젠가는 그리리라 마음먹었지만 그때 함께 지냈던 친구들에게 폐가 될까봐 작품으로 그리기까지 많이 망설인 이야기. 읽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아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짠하지만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꺼내어졌다.
작가는 어른들의 잘못을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고, 시설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동정을 느끼도록 강요하지도 않는다. 부모와 살지 못하는 아이들의 일상을 그리며 차곡차곡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품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느끼게 할 뿐.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사람에 대한 책임감에 마음이 묵직해지고,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아련함으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무채색의 수채화로 그린 듯한 그림과 살며시 마음속에 가라앉는 대사가 일품인 『Sunny(써니)』는 저자의 가슴에 담아두었던 진솔한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 잔잔하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별아이 학원 아이들이 오롯이 혼자 있고 싶을 때 찾는 곳은 고물차 써니. 그 안에서 혼자 슬픔을 달래고, 외로움을 삭이는 아이들에게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장소. 따뜻한 집에서 부모님의 애정과 보호 속에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건 별아이 학원의 원장선생님과 아다치 아저씨다. 그들은 외로운 아이들을 가슴으로 받아들여준 온전한 아이들의 편이었다.
작가 마츠모토 타이요의 그림은 작품에 따라 그림체을 바꾸며 다양한 매력을 발한다. 탁구를 사랑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 『핑퐁』에서는 거칠지만 스피드와 박력이 느껴지며, 타카라초를 누비는 두 악동의 이야기 『철콘 근크리트』는 역동적이고 공간의 흐름을 충실하게 표현하며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두 작품은 눈부신 소년기의 집합체를 완성하기 위한 예고편이 되어주었다. 찬란하고 순수한 소년들의 최종 진화형이자 원점이 『Sunny(써니)』에 담겨 있다.
마츠모토 타이요 독자의 그림체로 담아낸 따스한 그림과 뭉클하게 내려앉는 대사. 시간이 지나 별아이를 떠나게 되는 아이들처럼, 세월의 흐름을 온몸으로 받아낸 고물차 써니는 그들에게 있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었을까.
이야기의 마지막에 하루오가 써니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장면은, 앞으로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행복이 있다고 위로하는 듯하다. 써니의 이름처럼 빛나는 삶을 살아가라고― 작가는 이 장면으로 별아이 학원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대신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늘을 나는 써니처럼 아이들 모두 자유롭게 훨훨 날아오를 수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