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스다 미리, 남자들의 마음을 이야기하다
『수짱의 연애』편, 썸남 쓰치다의 속마음 대공개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인 ‘수짱 시리즈’ 중 4번째 책인 『수짱의 연애』편에는 서점직원 ‘쓰치다’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수짱과의 연애전선이 펼쳐질 것인가, 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놓았다 했던 그 남자가 바로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의 주인공이다. 그간 마스다 미리가 여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여자공감만화가로 알려졌다면, 이 만화에서는 그녀가 여자뿐만 아니라, 우리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서점직원’인 쓰치다는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또한 이 넓은 우주에서 한낱 먼지로만 느껴지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본다. 하지만 쓰치다는 생각의 끝에 “이렇게 생각하는 밤도 있다 라는 거지~”라며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은 던지되, 그 질문에 매몰되지 않는다. 이 외에 직장에서 자신의 일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러기 위해 동료를 설득하는 모습, 무뚝뚝하게 어리광을 부리는 어른 아이의 모습,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와의 어색한 모습 등에서 따뜻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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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스다 미리
출판사리뷰
여자만화가 마스다 미리를 통해 엿보는 남자들의 속마음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인 ‘수짱 시리즈’ 중 4번째 책인 『수짱의 연애』편에는 서점직원 ‘쓰치다’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수짱과의 연애전선이 펼쳐질 것인가, 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놓았다 했던 그 남자.
마스다 미리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들을 한 사람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수짱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에게는 각자만의 사정과 생각이 존재했었다. 이 남자 쓰치다도 마찬가지이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이다. 사실 이 만화는 일본에서 『수짱의 연애』보다 조금 앞서 출간되었다. ‘수짱’이라는 싱글여자 캐릭터를 만들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마스다 미리는 ‘남자 캐릭터’에도 도전한 것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이 ‘남자’인 만큼 남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에게 차였을 때의 반응이라든가, 먼저 대시해오는 여자에 대해 그녀를 좋아하는지 어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일단 만나보는 모습 등이 흥미롭다. ‘수짱’이 짝사랑했던 나카타 매니저에 대한 감정을 눈물로 폭발시키며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여자를 상대하는 남자의 모습도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이한 보통 남자들에 대한 묘사는 탁월하다. “울 타이밍을 놓친 채 여러 가지 것들이 진행되었다.”(166쪽)
이 외에도 직장에서 월급과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러기 위해 동료를 설득하는 모습 등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인공이 남자라고 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수짱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 만화책에 깜짝 등장하는 마스다 미리 본인의 말처럼 “자기 만화의 주인공은 자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68쪽). 다만 수짱이 ‘삶의 방식’―결혼할 것이냐, 싱글로 남을 것이냐와 같은―을 구체적으로 고민했다면, 이 만화는 ‘삶 그 자체’의 의미를 묻는다.
마치 우주처럼 거대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마스다 미리는 우리 보통사람들이 그러하듯 ‘책’에서 답을 구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 만화 주인공인 쓰치다의 직업이 ‘서점직원’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의 의미는 뭘까
“7년 동안, 매일매일 이 방 한 칸 짜리 집으로 돌아오는... 내일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44-45쪽)
어느 날 쓰치다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
명작이지만 한 달에 한 권도 나가지 않는 책을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 순위에 대해서 생각하는 쓰치다. 또 3년차 협력업체 직원과 10년차 서점직원인 자신의 월급을 비교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쓰치다는 “이럴 리가 없어.”라며 현재의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면 됐지.”라고 생각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16쪽). 쓰치다는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매일 던지는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느 날은 가볍게, 어느 날은 또 무겁게 다가온다. 쓰치다에게도 이 질문은 무겁다. 쓰치다와 우리가 다같이 알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인생은 한 번뿐이며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끝난다는 것뿐”이다(163쪽).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이 생이 단 한 번 주어졌다는 사실만은 잘 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답은 이 사실에서부터 출발해 각자만의 삶으로 가닿을 것이다.
‘수짱’과 더불어 이 책이 갖는 미덕이 있다면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쓰치다 역시 심각하게 던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 하고 생각하는 밤도 있다 라는 거지~”하며 밤하늘에 질문을 가볍게 띄워보낸다(45쪽).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은 던지되, 그 질문에 매몰되지 않는다. 수짱의 “목욕이나 하자~”의 다른 버전이다.
이 책의 맨 처음에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아이는 그저 서점에 찾아오는 수많은 손님 중 한 사람이 아니다. 여자아이가 쓰치다에게 주문하는 만화책은 이 책을 끌고 가는 첫 번째 질문이기도 하고, 이 여자아이는 다음 신간을 사러 오지 못한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어떤 등장인물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마스다 미리는 ‘보통사람들의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기 만화의 주인공은 자신의 일부지만, 자신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니죠. 그러나 소중한 사람입니다.”(68쪽) 누구의 인생도 소중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