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 혼자만 여기 있는 것 같은, 세상 모든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책
여기, 언제나 혼자인 아이가 있습니다. "물보라 일듯 겹겹이 흩뿌려지는 또래들의 소리"들과 멀리 떨어져 앉아서 언제나 혼자 노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저기" 있는데, 난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갖고 놀던 공이 내 쪽으로 굴러 와도 나는 못 본 척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나붓나붓 내 앞에 내려앉는 나뭇잎 하나와 함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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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피터 레이놀즈
출판사리뷰
나 혼자만 여기 있는 것 같은, 세상 모든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책
『나, 여기 있어』의 주인공 소년은 또래들이 어디에 모여 있든 혼자 떨어져 앉아 누구와도 소통을 하지 않는다. 혼자만의 상상을 펼치며 자기처럼 혼자 떨어져 있는 나뭇잎과 이야기를 나누고, 살랑살랑 바람을 벗삼아 노는 것이다. "저기" 있는 친구들에게는 말을 걸지 않는다. 그런데 소년의 방향은 언제나 "저기" 친구들을 향해 있다. 손을 먼저 내밀 수가 없을 뿐, 친구를 먼저 부르고 다가갈 용기가 없을 뿐, 사실은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상상 속에서 소년은 종이비행기를 타고 날다, 자유로운 바람을 가르며 “나, 여기 있어”를 처음으로 외쳤다. 그리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소년의 소리를 들은 친구가 소년에게 다가온 것이다.
주인공 소년처럼 자폐 증세가 있는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누구나 먼저 다가갈 수 없어 외로웠던 순간들이 있다. 사람들은 "저기"에 있고 나 혼자만 "여기"에 있던 순간들... 아팠던 경험이 있고,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먼저 다가와 기뻤던 기억도 있다. 『나, 여기 있어』는 내가 여기 있다고 외치지 못했던 사람들, 어떤 이의 마음을 알고 다가가 먼저 손을 내밀었던 사람들, 누구에게나 손을 내밀어 온다. 우리 자신과는 다른 세상의 모든 이들,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 온다.
나, 여기 있어.
너는 내가 여기 있는지 아직 몰라.
하지만 괜찮아.
어쩌면 산들산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우리를 가까이 끌어다 놓을 수 있을 테니.
여기, 언제나 혼자인 아이가 있습니다. "물보라 일듯 겹겹이 흩뿌려지는 또래들의 소리"들과 멀리 떨어져 앉아서 언제나 혼자 노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저기" 있는데, 난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갖고 놀던 공이 내 쪽으로 굴러 와도 나는 못 본 척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나붓나붓 내 앞에 내려앉는 나뭇잎 하나와 함께.
“들리니?
아이들 목소리.
물보라 일듯 겹겹이 흩뿌려지는 소리, 소리들.”
그러다 팔랑팔랑 종이 하나가 내 앞에 날아왔습니다. “너도 혼자 있고 싶지 않구나?” 나는 종이에 가만히 손을 대고 말합니다. “걱정 마, 친구야. 내가 있잖아.” 나는 종이를 접고, 접고, 접고, 또 접어, 종이비행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비행기에 올라앉습니다. 비행기가 출발합니다. 높이, 높이, 더 높이! 구름까지 별까지 올라갑니다. 물보라 일듯 겹겹이 흩뿌려지는 아이들 소리처럼 별들이 반짝거립니다. 나는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날며 큰 소리로 외칩니다. “나, 여기 있어!”
종이비행기가 천천히 땅으로 내려앉습니다. 나의 외침소리를 들었는지 저기’서 놀던 아이들이 ‘여기’ 나에게로 몰려왔습니다. 내 종이비행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달렸습니다. 아이들은 내 비행기를 하늘로 날려 올려 줍니다. 바람에 실려 하늘을 날던 종이비행기는 다시 땅으로 스르륵 내려앉았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종이비행기를 주워 나에게로 옵니다. “너, 여기 있었구나.”
“그래, 나 여기 있어.
내 친구들아.”
나는 종이비행기를 들고서 눈을 감고 가만히 숨을 쉬어 봅니다. 친구들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려옵니다. “그래, 나 여기 있어, 내 친구들아.” 친구야, 안녕? 내가 말을 건네는 순간, 온 세상도 나에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