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호머 이야기부터, 그리스와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의 신화와 각종 문헌기록을 인용하는 한편, 선조들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유적지 현장을 발로 밟고 유물을 만져가며,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생생히 기술하고 있다. 또한 소위 문명병 앞에서 우리 인류가 처한 위기를 바라보는 한 고고학자의 안타까운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선조들의 문명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각 문명권의 유적과 전통에 담긴 고대인들의 감정과 신념, 정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야말로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위대한 인류의 유산임을 깨닫는다.
석기시대의 가장 뛰어난 민족이었던 중앙 아메리카의 마야인들이 기원후 800년경부터 갑자기 마야의 주요 도시들에서 사람들이 종적을 감추기 시작한 이유도 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것에서 찾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제껏 정신을 포기한 문명은 늘 종말을 고했던 것이다. 우리가 따를 대상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을 때, 그에 대한 신념을 잃었을 때 반란은 일어났고, 모였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고 얘기한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고고학적 연구만을 나열한 책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처한 정신적 위기, 인류 정신문명의 복원이라는 저자의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저자는 과연 그대들은 그대들이 야만인으로 부르는 사람들보다 영적인 면에서 진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라고 묻는다. 언뜻 미개한 것처럼 보이는 고대인들의 행위엔 어떤 신적인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영적인 면에서 미숙한 현대인들에게는 낯선 풍경이겠지만, 이것이 초월적인 무언가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라 얘기하며, 저자는 고대의 문명을 드러내면서 정신문화의 가치를 새삼 강조한다.
목차
프롤로그_ 지구를 스쳐 지나가는 손님
제1부 신비로운 고대 도시의 탄생
요르단_ 예리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시리아_ 우가리트의 생활은 좋았다
시리아_ 가나안 사람이 알파벳을 발명했다
레바논_ 티로스와 시돈아, 너희가 나에게 보복하겠느냐?
북아프리카_ 바다에 위치한 카르타고는 막강했다
제2부 위대한 거석 문화의 수수께끼
서유럽_ 몰타의 침묵하는 바위
서유럽_ 그들의 믿음이 산을 옮겼다
서유럽_ 모르비앙의 거석유적에 새겨진 문양
시리아_ 기적의 도시 마리
사르디니아_ 사르디니아인들의 8000개의 탑
사르디니아_ 신성한 어머니와 아들
제3부 뜨거운 영혼의 고향, 지중해의 찬란한 문화
그리스_ 선상문자 B를 사용했다
그리스_ 미케네 시대의 삶
그리스_ 지구, 뱀 그리고 아폴론
그리스_ 델피 신탁 연구
그리스_ 피티아의 답
그리스_ 올림피아스, 제우스 그리고 알렉산더
그리스_ 도도나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
스페인_ 아틀란티스는 어디에 있는가?
스페인_ 사라진 대서양의 도시
스페인_ 타르테소스 문화
카나리아 제도_ 카나리아 제도의 비밀
제4부 잠에서 깬 웅대한 혼, 아시아 문명의 태동과 뿌리
중국_ 고대 중국 청동과 창백한 달
인도_ 싯다르타라는 이름의 사나이
인도_ 간다라와 불상
중앙아시아_ 둔황석굴
중앙아시아_ 실크로드
페르시아_ 옥수스 강의 보물
유라시아_ 스키타이
유라시아_ 결코 외롭지 않은 스키타이족의 왕들
유라시아_ 무덤 속의 지배자, 내연녀와 말
아랍_ 솔로몬 왕의 용광로
제5부 오지에서 피어난 꽃, 아프리카 ? 아메리카 문명
남부 로디지아_ 오빌을 찾아
나이지리아_ 베닌의 흑인 예술가들
나이지리아_ 세픽 문화의 거대한 눈
과테말라_ 최초의 마야는 옥수수로 만들어졌다
과테말라_ 마야의 우림 도시들
과테말라_ 티칼의 비밀
에필로그_ 보라,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참고문헌
색인
저자
이바르 리스너 (지은이), 최영인, 이승구 (옮긴이)
출판사리뷰
이집트의 피라밋을 볼 때 품어야 할 고민은
‘이것을 어떻게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왜 만들었는가’이다
리스너와 함께 떠나는 경이로운 인류 문명 답사기
이 책의 저자 리스너는 호머 이야기부터, 그리스와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의 신화와 각종 문헌기록을 인용하는 한편, 선조들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유적지 현장을 발로 밟고 유물을 만져가며,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생생히 기술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예리코에서부터 악령을 닮은 거대한 혀가 조각된 뉴기니인들의 신령의 집까지 저자가 문명의 유산을 돌아보며 느끼는 감정은 한마디로 경이이다. 학자로서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 아버지들이 남기고 간 위대함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다. 특히 티칼의 마야인들의 피라미드에서 일어나는 제식 현장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밤낮 구분 없이 서는 경계, 성스러운 횃불, 혓바닥과 귀에서 피를 빼내고 제물을 바치는 것과 코펄 향 연기를 피우는 것 등이 마야의 의식에 포함된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신을 찾았다. (……) 오늘날에도 밤에 이런 위대한 건축물 잔해 위에 서 있게 되면, 과거의 성스러운 의식이 재현되는 양 감흥에 젖게 될 것이며, 이 신전이 신과 진정 가까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p577
이처럼 리스너는 이 책 『고고학의 즐거움』을 통해 이미 사라진 우리 선조들의 부와 영광의 시대를 기리며 한편, 인류의 문화 유산 뒤에 감춰진 고대인들의 심성과 신념을 얘기한다.
고대 몰타인들은 왜 그들의 자그마한 섬에 거대한 돌들로 건축물을 세웠는가? 오늘날의 최첨단의 장비를 동원해도 들기 힘든 수백 톤의 돌들을 그들은 끝끝내 이곳에 세워야만했는가? 마야인들은 달력체계와 상형문자를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까? 너무나 비실용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수천 년 뒤까지 기록한 그들은 달력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던가? 또한 스키타이인은 왜 희생자의 가죽으로 외투를 만들었을까? 이런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저자가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초월과 신성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몇 가지 에피소드(1)
- 성경보다 오래된 도시 예리코, 파라오의 마구간 감독이 쓴 편지
기원전 1300년쯤의 이스라엘 후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황토로 아름답게 꾸민 해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런 것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 본문 p42
이 책의 첫 장을 장식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알려진 예리코이다. 기원전 1300여년 전, 이스라엘 민족이 예리코 성을 점령하기 위해 십계명이 적힌 석판을 들고 7일 동안 성 주위를 돌며 나팔을 불었다는 것은 성경을 읽지 않는 사람도 익히 들어 본 바 있는 유명한 사건이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예리코 성을 점령하기 6000년 전에 이미 이곳에 도시가 세워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바르 리스너가 언급하듯이 예리코에서 발견된 도시와 해골 유골은 이미 기원전 7000년 ~ 8000년경의 것이었다. 여호수아가 예리코 성을 밟기 이미 6000년 전에 가나안 땅에는 도시가 세워지고, 인류 문명의 초기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리스너의 말처럼 예리코 성이 무너지기 수천 년 전, 인류의 역사는 이미 대단한 진보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것이다.
리스너는 책의 앞 부분에 성서 보다 훨씬 이전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다소 좁게만 여겨오던 인류 문명의 시간적 경계에 대해 충격을 가하고 있다. 우리가 반만 년 전의 단군과 환웅의 정체에 대해 무지한 것처럼, 고대 이스라엘 후손들은 그 땅을 밟았던 인류의 선조들에 대해 어떤 앎도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인류 문명의 시작은 우리의 상식보다 휠씬 더 멂을 알려주려 한다.
수천 년의 문명이 진화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변했을까? 수천 년을 거슬러 오는 동안 인간의 지적인 성장과는 달리 인간의 감정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3300년 전에 쓰여진 이집트 파피루스는 우리에게 좋은 단서를 준다. 람세스 2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보내 준 것을 후회하고, 병거 600대를 동원하여 모세의 이스라엘 민족을 추격할 때, 호리라는 파라오의 마구간 감독은 출정을 떠난 동료 군대대장인 아만 아파그에게 서신을 보낸다. 친구를 조롱하며 정황을 묘사하는 글은 고대인의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다.
“자네는 담장이 없는 포도원에 들어가 포도를 지키고 있는 어여쁜 소녀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네. 소녀는 자네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자네에게 자신을 허락할 것이네. 곧 자네는 사람들에게 붙잡히게 된다네. 그리고 자네는 자백을 하고, 비난을 받게 되네. (……) 자네가 잠이 든 사이 ?람들은 자네의 활과 칼, 화살통을 훔쳐간다네. 자네의 말은 진흙땅을 걷게 되고, 먼 길을 가는 도중에 마침내 자네의 마차마저 부서져 버린다네. 자네는 돌아왔으니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달라고 하겠지만 사람들은 모두 못들은 체할 걸세.” - 본문 p85
한 국가 대신의 불행한 여행을 조롱하면서 가슴을 파고드는 듯한 구구절절한 내용이 담긴 이 서신은, 인간이 람세스와 모세, 시리아 문명의 황금기 이후부터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몇 가지 에피소드(2)
- 자색을 발명한 페니키아인, 뉴기니의 식인 풍습
페니키아인들이 고대 세계에 선사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는 자색(紫色)이다. 그들은 뿔로라의 껍질을 으깨 소금에 절이는 방식으로 자색 염료를 만들었는데, 작업 과정에서 상당히 불쾌한 냄새가 나는 불편함이 있었다.
“염료가 묻은 손에서는 생선 썩은 냄새가 나고, 염색 작업을 한 사람은 결국 모든 자색 천을 싫어하게 된다.” -본문 p95
이 자색은 이집트에서는 신성한 색이었다. 이집트에서 고귀한 신분의 사람이 죽었을 때 시신을 자색 천으로 감쌌고, 시신에게 자색 옷을 입혔다. 또한 파피루스에 자색으로 글씨를 쓰기도 했다. 이후 이집트를 거쳐 유대인들에게 전해진 자색은, 그들의 옷과 종교의식에 사용된다. 유대인의 가장 신성한 대성전의 장막은 자색 천으로 만들어졌으며, 훗날 기독교 의식에 사용되는 네 가지 색상, 즉 흰색, 보라색, 적자주, 진홍색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자색 옷은 상당히 귀중했는데, 기원전 150년의 나일 강의 한 여인은 1만 달란트를 주고 옷을 구입했다고 한다.
육체의 영적인 힘을 믿었던 뉴기니인들은 식인 풍습이 있었고, 다른 부족민의 해골을 얻기 위해 공격을 자행했다. 머리사냥꾼들은 희생자의 머리와 함께 그 사람의 이름을 함께 얻었다. 이름에도 일종의 영적인 힘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름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리스너는 이 책에서 뉴기니에서 흥미로운 자료들을 찾아 수년간의 탐험을 했던 폴 위츠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머리 사냥꾼에 대한 쓰여진 이 글에서, 폴 위츠는 머리 사냥꾼이 희생자의 이름과 담배와 칼, 도끼 등을 교환하려는 장면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미리 낮에 정보를 수집한 부락을 한밤에 에워싼 후 자고 있는 사람들을 공격했다. 5명을 잡았다. 이 사람들을 내가 처리했어.’라고 한 남자가 말하고 아직 살이 붙어 있는 팔뼈를 나에게 내밀었다. ‘그의 이름은 라비였고 그는 아직 젊었다.(……) 나는 대나무 칼로 머리를 베었다. 그는 혓바닥을 여기까지 내밀었다’라며 끔찍한 몸짓을 했다. 그는 다시 재빨리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에 되돌아와 내 발 앞에 새로 그림을 그린, 긴 머리를 땋은 전리품을 내놓았다. ‘만약 너의 아이가 아직 이름이 없다면 그 아이를 위해 이것을 가져도 돼. 도끼 2개, 칼 10자루, 담배 10갑을 준다면 가져가도 돼.’라고 나의 얼굴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그의 이름을 기억해. 라비! 그 남자의 이름은 라비야!’” - 본문 p545
이처럼 고대인들은 개인의 편리가 아닌 성스러움과 영적인 의미를 지닌 대상에 대해 몰두했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자색을 만들어내고, 사람을 먹었다. 리스너는 우리의 아버지들은 합리성을 추구한 게 아니라 초월성을 추구했고, 인간들의 삶을 원초적으로 지배하는 영적인 기운을 믿었기에, 자색을 만들고, 피라밋을 짓는 등의 비실용적인 작업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넣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마야 문명은 왜 몰락했는가? - 정신문화를 잃어버린 시대에 대한 충고
이바르 리스너는 중앙 아메리카의 마야인들을 석기시대의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얘기한다. 그들은 금속으로 만든 기구를 몰랐고, 바퀴도 발명하지 못했으나, 불을 사용했고 경작법도 알았다. 70미터가 넘는 피라미드, 티칼의 성스러운 제단 등이 마야문명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그런데 기원후 800년경부터 갑자기 마야의 주요 도시들에서 사람들이 종적을 감추기 시작한다. 코판과 퀴리구아, 티칼과 술툰 등 불과 100여 년 사이에 마야의 주요도시들이 폐허로 남은 것이다. 리스너는 영국인 톰슨의 주장을 인용하며, 이 현상 뒤에는 마야인들이 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데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르네상스에서 인류가 얻게 된 천상의 작품들은 강요된 것이 아니라 믿음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믿음이 깨지자 사람들은 지배하는 사제들을 도시로 내몰았거나 살해했을 것이다. 그리고 농촌에서 일하던 청년과 미신이 그들을 대신했을 것이다. 건축물, 석주비문을 세우는 작업, 이 모든 것들이 중단되었다. - 본문 p582
이처럼 리스너는 마야 문명의 몰락을 통해 인류 문명의 파괴에 대한 귀중한 견해를 내보인다. 그는 한 문화의 죽음이 외부적인 조건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으며, 오로지 문화가 ‘그 꺹화의 정신을 포기’할 때 죽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연재해, 유행병, 경제적 어려움이나 침략과 같은 외부의 사건들은 단지 촉발제일 뿐이다. 문화는 ‘그 문화의 정신을 포기’할 때, 믿음과 이상이 흔들릴 때 죽을 수 있다. - 에필로그 p588
마야문명의 에피소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종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제껏 정신을 포기한 문명은 늘 종말을 고했던 것이다. 우리가 따를 대상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을 때, 그에 대한 신념을 잃었을 때 반란은 일어났고, 모였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가. 우리 사회는 어떤 정신과 신념을 토대로 살아가는가?
리스너는 미국의 록펠러센터도 이집트의 피라밋과 마찬가지로 문화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서울의 아파트, 위로만 치솟는 타워펠리스에 담긴 정신이란 또는 문화란 무엇인가? 지금껏 가공할 정도로 훌륭히 작용해 온 물신주의가 그 거품이 꺼지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목도하게 될 것인가.
아버지들의 무덤 속에서 찾아낸, 문명병의 치유 가능성
우리 시대의 위협과 두려움은 인류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지 않는 재료, 대량소비, 자의식의 부족에서 오는 소유욕이다.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대상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인간은 더욱 활력을 잃게 된다. 생명력이 없는 물건들은 인간의 영적인 면을 죽인다. - 서문 p15
이 책 고고학의 즐거움은 소위 문명병 앞에서 우리 인류가 처한 위기를 바라보는 한 고고학자의 안타까운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이바르 리스너는 우리 선조들의 문명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각 문명권의 유적과 전통에 담긴 고대인들의 감정과 신념, 정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야말로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위대한 인류의 유산임을 깨닫는다.
우리 시대 위기의 징표는 핵기술이 아니라, 모든 믿음의 가치가 창백해진 사회, 그리고 책임의식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찾아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아버지들이 남겨 놓은 예술작품 없이는 우리 문명의 정신적 바탕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 에필로그 p593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고고학적 연구만을 나열한 책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처한 정신적 위기, 인류 정신문명의 복원이라는 저자의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저자는 자기 존재의 뿌리를 잃어가는 우리 세대들에게 묻는다. 과연 그대들은 그대들이 야만인으로 부르는 사람들보다 영적인 면에서 진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람의 고기를 먹는다고, 왕과 함께 산 사람을 함께 매장한다고 그들이 미개한 것일까?
리스너는 언뜻 미개한 것처럼 보이는 고대인들의 행위엔 어떤 신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우리 선조들은 먹고 자고 입는 행위에서조차 어떤 초월적인 것을 지향했다는 것이다. 영적인 면에서 미숙한 현대인들에게는 낯선 풍경이겠지만, 이것이 초월적인 무언가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