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대시의 이정표가 되는 등 후세에 그토록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문제의 시집 『악의 꽃』, 그리고 그 저자 보들레르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한 책이다.
목차
들어가면서
출생에서 청소년기까지 (1821~1839)
두 개의 사건, 인도양 항해와 금치산선고(1840~1844)
문학청년기의 사랑과 모색(1845~1856)
1857년 『악의 꽃』소송
가파른 내리막길(1858~1862)
말년, 벨기에 체류와 사망(1862~1867)
내면 일기 『벌거벗은 내 마음』
시인의 편지
젊은 날의 자화상 『라 팡파를로』
보들레르의 사진
『보들레르 사전』
『악의 꽃』에의 초대
저자
이건수
출판사리뷰
천재의 고난한 삶
남들에게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전율을 가져다주었다지만, 정작 작가 자신에게는 집필 자체가 혹독하기 그지없었던 시집 악의 꽃. 보들레르(1821~1867)는 이 책으로 서양 현대시의 물꼬를 틀었다지만, 그의 길지 않은 삶은 꽤나 고단했다. 서른여섯이 되서야 어렵사리 시집 한 권을 겨우 펴낼 정도로, 게으른 듯 보이면서도 치열했던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 보는 작업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미래의 대시인이 천천히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동참하는 것이며, 시대와 불화하던 천재의 몰락을 목격하는 일이다.
인간 보들레르의 비극은 나이 차가 많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후 이어지는 부친의 사망과 모친의 재혼, 의부와의 불화 등이 그 기본을 이루고, 금치산 선고와 법정후견인의 설정이 직접적인 촉발 원인이 된다. 조숙하다 못해 조로했던 시인은 이로써 법적으로는 미성년자로 여생을 살아야 했던 것이다.
악의 꽃,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1857년 발표된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는 찬사와 비난의 화살이 동시에 쏟아졌다. 이 책은 풍기문란하다는 이유로 공안국에 의해 고발되어 압류 처분까지 받았고, 저자와 출판주는 ‘공중도덕 훼손죄’로 기소된다. 그리고 피가로지에 실리던 그의 산문시 연작은 “독자들을 권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게재 중단까지 당하는 일도 있었다. 반면에 거장 빅토르 위고는 이 책이 “새로운 전율을 만들어 냈다”라는 유명한 평을 내놓기도 했으며, 독일의 문예학자 후고 프리드리히는 “‘현대’라는 말은 보들레르 이후의 시대를 지칭한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또한 소설 보바리 부인이 외설적이란 이유로 기소되어 보들레르와 비슷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플로베르는 이 저주받은 시집에 심취하여 한줄 한줄을 탐독하였다고 한다.
보들레르의 미학
‘국경 너머 프랑스 문학을 세계화시킨 주역’인 보들레르의 미학은 크게 ‘상징’과 ‘현대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의 유일한 시집 ??악의 꽃??이 제시하고 있는 상징주의란, “초자연적 상상력에 의해 우주의 신비와 삶의 깊이가 시인에게만은 송두리째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이때의 환기력 강한 암시가 상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들레르의 현대성은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에서 끔찍하게 거대한 도시 속 군중의 고통스러운 일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는 진선미를 추구하던 이전의 예술관을 일시에 허물며 위기에 처한 인간의 죄악과 고통, 고독과 저주라는 어두운 면을 대담하게 직시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보들레르의 내밀한 기록의 아포리즘인 ?벌거벗은 내 마음?, 젊은 날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는 단편 소설 ?라 팡파를로? 등을 통해, 지병과 생활고 그리고 창작의 고뇌라는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던 시인의 전기를 써내려간다. 자신의 시대와 극도로 불화하던 시인에게는 모든 것이 고통과 상처에 연결되어 있었다지만, 어떤 이들에게 보들레르는 치유와 구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