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동시대의 공동체를 담아내는 문화란 무엇인가
사회의 우여곡절을 문화의 눈으로 들여다보다
이번에 출간된 평론가 김종회의 『문화의 푸른 숲』은 독자들이 접하고 싶어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작품들을 친절하게 한 군데 모아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돋보인다. 게다가 한국 땅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웠던 미주 문인들의 작품에 상당량을 할애하여 이 책에 수록했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 땅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만으로 한국문학을 이해해 보려는 대다수 독자들에게 시야를 넓혀 준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목차
머리말 무리 지어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Ⅰ. 문학과 예술의 길 찾기
한국 현대문학의 서사적 흐름 ― 한국문학 소설 선집, 스페인어판
순수와 절제의 미학 ― 황순원의 문학과 「소나기」
역사를 읽고 신화를 쓴 작가 ― 탄생 100주년에 이른 나림 이병주
불세출의 문학 연구와 비평, 그 정신과 예술혼 ― 우리 시대 문학의 거장 김윤식을 영결하며
이주자의 삶, 그 고난과 성취의 도정 ― 천취자 장편소설 『 한을 바람으로 띄우고 』
소설로 쓴 가면극 자서전 ― 김국이의 『 삶과 사랑의 풍경 』
시와 더불어 값있고 행복한 길 ― 최창일의 신작시 5편
자연친화의 눈과 겸허한 심령의 노래 ― 이상임 시집 『 꽃 진 자리의 기도 』
말과 글의 사랑에 목숨을 걸던 때
‘문학수도’ 하동
왜, 어떻게 소나기마을인가 ― 문화 대담
과거의 서정을 소환하여 미래를 열다 ― 세대 통합을 호출하는 새 방식, 트로트 열풍
Ⅱ. 지역문화의 새 자긍심
지역사회의 외형적 가치와 정신적 자긍심
먼 북방에서 생각한 내 고향
남녘 땅의 숨은 보화
새로운 ‘문화 고성’에의 꿈
3포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하여
고성의 새로운 문화 특산물, 디카시
순간예술이자 영속예술로서의 디카시
안녕, 디카시!
디카시, 새로운 문예사조의 시발始發
영감靈感과 섬광閃光 ― 계간 《디카시》 통권 30호
확산, 내실, 권유
미微에 신神이 있느니라
Ⅲ. 삶이 우리를 이끄는 곳
쉼표가 있는 삶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우리가 누구를 용서할 수 있을까
오해와 편견
사랑이 증발한 시대를 위하여
고칠수록 더 빛나는 것들
배려와 관용은 어디에 있는가
선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육영育英의 꿈이 쌓아올린 금자탑 ― 故 연곡 권상철 선생을 기리며
설화 속 ‘월이’를 오늘에 되살리려면
묵상과 기도가 인도하는 글쓰기의 길
Ⅳ. 내실과 세계화의 소통
꼭 통일을 해야 하나요?
시인 윤동주를 지키기 위하여
‘일본’보다 먼저 ‘우리’를 보자
문학, 팬데믹의 강을 건너는 튼실한 다리 ― 《미주문학》을 생각하며
이립而立의 경점을 넘어 빛나는 성좌 ― 미동부한인문인협회 30주년에 즈음하여
마음과 글을 함께 잇는 징검다리 ― 달라스의 새 문예지 《한솔문학》 창간호
이중문화 환경을 선용善用하는 문학 ― 《한솔문학》 제2호
영혼의 숨겨진 보화 ― 《한솔문학》 제3호의 글들
신뢰가 없으면 못하는 것들
문화융성 논하기 전 소통부터 허許하라
새 정부 정책, 완급 조절을
승리보다 높은 가치 ‘공정 경쟁’
저자
김종회 (지은이)
출판사리뷰
격조 있는 문화적 시각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의 문학, 예술, 그리고 우리 문화의 세계화
문학의 여러 장르 가운데 ‘비평’이란 부분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문학 작품이 그 상태대로 독자를 만나면 오롯이 작가와 독자의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중간에 문학평론가가 끼게 되면 본래 문학이 가지고 있는 형질이 변형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러한 회의론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문학 작품이 숲속에서 길을 잃거나 독자가 길을 잃어버리게 되면 중간에 둘을 이어주는 거간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도 문학평론은 최소한의 존재의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평론가 김종회의 『문화의 푸른 숲』은 그런 의미에서 뜻깊은 책이다. 독자들이 접하고 싶어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작품들을 친절하게 한 군데 모아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돋보인다. 게다가 한국 땅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웠던 미주 문인들의 작품에 상당량을 할애하여 이 책에 수록했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 땅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만으로 한국문학을 이해해 보려는 대다수 독자들에게 시야를 넓혀 준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김종회는 이미 한국 문단에서 30여 년간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문학평론가이기에 그의 시각이나 문장 등에 토를 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평론집은 몇 가지 짚고 넘어갈 만한 흥미로운 점들이 있다. 평론들은 대개 그 대상이 되는 원전보다 난해한 것이 일반적이다. 원전을 독자에게 인도하고, 독자를 원래 문학작품에 한 발 더 가까이 이끄는 것이 문평의 역할일진대, 우리 문학평론은 평론을 위해 문학작품을 무자비하게 ‘이용’만 하는 경향이 농후했다. 그러나 김종회는 기존의 문학 평론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치 일반인들이 어느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망설인다면 『문화의 푸른 숲』은 푸근한 복덕방 영감님처럼 독자와 작가를 편안하게 이어준다. 고압적이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문화의 푸른 숲』은 고마운 존재다.
또 하나, 우리의 평론들이 대체적으로 무미건조하고 날카로운 문체로 작품을 난도질하고 작가를 구경꾼처럼 만드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김종회의 문장은 의외로 품격 있고 따뜻하다. 그 독특한 문장이 작가와 독자 양측에 모두 편안한 즐거움으로 서로에게 다가서게 하고 있다.
김종회의 『문화의 푸른 숲』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문학 평론은 차갑고 어려운’ 문학의 한 분야라는 고정관념을 바꿀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문학비평의 본령인 독자와 작가를 더 친밀하게 하는 비평서를 만나는 마음이 얼마나 더 행복하고 즐거워질 수 있을지 우리 모두 가늠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