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옛이야기 공부의 모든 것!
독보적인 옛이야기 연구자 김환희가 쓴 공부 안내서
20년 가까이 옛이야기를 연구하며 강의해 온 학자 김환희의 『옛이야기 공부법』이 활자를 키운 큰글자도서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옛이야기에 관심 있는 초심자 및 아동문학 작가나 연구자 들을 위해 ‘자기 서사’ 찾기를 비롯해 자료 찾는 법, 도표 만들기, 설화의 유형과 모티프 파악하기 등 저자가 홀로 터득한 공부법을 자세히 풀어놓는다. 「구렁덩덩 신선비」를 중심으로 설화 비교 연구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가운데, 동서양의 옛이야기를 비교문학자의 깊이 있는 식견과 폭넓은 시야로 살펴본다. 옛이야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 저자의 진솔한 삶이 담긴 공부법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목차
옛이야기를 공부하려는 독자들에게
제1부 옛이야기 공부 기초 다지기
1장. ‘자기 서사’ 찾기-「아기장수」 설화를 중심으로
● 「아기장수」 설화 공부법
2장. 느림의 정신-옛이야기 자료 찾는 법
● 인터넷 사이트 활용한 공부법
3장. 옛이야기 숲에서 삽질하는 요령-도표 만들기와 각편 고르기
● 논문을 활용한 공부법
4장. 옛이야기 여행을 위한 항해 지도-유형과 모티프
● 한국 설화와 그림 형제의 메르헨 공부법
제2부 옛이야기 공부 넓고 깊게 하기
1장. 동서양 설화 비교하기-「구렁덩덩 신선비」와 유럽의 뱀신랑 설화
2장. 「구렁덩덩 신선비」의 세계적인 보편성과 한국적인 특수성 1
3장. 「구렁덩덩 신선비」의 세계적인 보편성과 한국적인 특수성 2
4장. 유럽의 뱀신랑 색시와 바리공주가 무쇠 신을 신고 떠난 이계 여행
5장. 「구렁덩덩 신선비」가 던진 수수께끼 세 가지
6장. 옛이야기가 가르쳐 준 것들
주
찾아보기
저자
김환희 (지은이)
출판사리뷰
독학자를 위한 옛이야기 공부 안내서
옛이야기 연구자 김환희는 지난 10여 년간 여러 대학에서 수많은 학생에게 옛이야기를 가르치면서, 독보적인 옛이야기 권위자로서 비평과 연구 활동을 활발하게 해 왔다. 전작 『옛이야기와 어린이책』(창비 2009)에서 어린이책이 옛이야기를 어떻게 왜곡해 왔는지 날카롭게 분석한 바 있는 저자는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이 터득한 공부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옛이야기 공부법』을 펴냈다.
설화는 국제어에 비유할 정도로 보편성을 지녀서 국가 간의 비교 연구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안타깝게도 설화 비교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옛이야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갖고 “독학으로 옛이야기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6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옛이야기 공부의 기초 다지기부터 설화 비교 연구를 하는 심화 과정까지 담긴 『옛이야기 공부법』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계간 『창비어린이』에 연재한 원고를 새롭게 구성하고 보충하여 다시 썼다. 옛이야기에 관심 있는 독자와 아동문학 작가나 연구자 들에게 알차고 유익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옛이야기를 공부하다 보면 마음속에 ‘과연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일까?’ ‘이 이야기는 이 땅에서 발생한 것일까? 아니면 외국에서 흘러 들어온 것일까?’ 하는 의문이 싹튼다. 그런데 국내에서 설화 비교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답을 독자 스스로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설화 비교 연구의 현주소이다.
옛이야기 세계에서 우리 것과 유사한 외국 설화를 발견하고 그것을 비교하는 작업은 옛이야기 세계에 흠뻑 빠져든 사람이라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학자라도 옛이야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고, 학자가 아니더라도 옛이야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옛이야기 공부이다.
-「옛이야기를 공부하려는 독자들에게」에서
‘자기 서사’ 찾기부터 동서양 설화 비교 연구까지
옛이야기 넓고 깊게 공부하기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자가 책을 읽으며 저자의 공부법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모두 두 개의 부와 열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구렁덩덩 신선비」를 예시로 삼아 옛이야기 공부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가 「구렁덩덩 신선비」를 선택한 이유는 이것이 전국적으로 폭넓게 전승되어 온 설화이고, 세계 설화 유형론에 따르면 로마 신화 「큐피드와 프시케」 계열에 속해 유사 설화를 세계 곳곳에서 골고루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외국 설화를 찾아 비교하면 우리 설화의 세계적인 보편성과 한국적인 특수성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분석심리학자들은 괴물 남편을 여자의 심층 심리에 자리 잡은 남성성으로 해석하여 「구렁덩덩 신선비」는 여성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설화이기도 하다.
저자는 처음 옛이야기 공부를 할 때 이야기 하나를 화두처럼 붙잡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은 이야기나 울림을 주는 이야기는 무의식이 반영된 ‘자기 서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옛이야기 공부법』은 ‘자기 서사’ 찾기로 시작하여 각 장마다 정해진 주제를 따라 설화 비교 연구에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차근차근 단계별로 배울 수 있다.
‘제1부 옛이야기 공부 기초 다지기’ 1장에서는 저자를 옛이야기 세계로 처음 이끈 「아기장수」 설화에 대해 다룬다. 2장에서는 옛이야기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임석재 전집 한국구전설화』(전 12권, 평민사 1987~93)와 인터넷에서 설화나 참고 자료를 찾는 법에 대해 친절하게 일러 준다. 3장은 옛이야기에서 화소가 풍부한 각편을 선정하고 도표로 알기 쉽게 정리하는 법에 대해, 4장은 세계 설화학자들이 만든 국제 설화 유형집과 모티프 색인집에서 옛이야기의 유형과 모티프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다.
‘제2부 옛이야기 공부 넓고 깊게 하기’ 1장은 한국의 「구렁덩덩 신선비」와 서구의 뱀신랑 설화 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다. 2장과 3장은 「구렁덩덩 신선비」를 구성하는 주요 모티프와 그 상징적 의미를 분석해서 세계적인 보편성과 한국적인 특수성을 살펴본다. 4장은 서구의 뱀신랑 설화와 「바리공주」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무쇠 신 모티프를 주제로 다루며, 5장은 「구렁덩덩 신선비」가 던지는 수수께끼에 대해 저자가 정리한 생각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옛이야기 공부를 통해 저자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옛이야기가 가르쳐 준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특히 『옛이야기 공부법』은 옛이야기에 대한 정보를 찾는 요령을 풍성하게 담았다. 무료 전자책과 전자 텍스트를 내려받을 수 있는 국내외의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 준다. 이 책에서 소개한 사이트에 드나들며 우리 것과 비슷한 외국 설화를 찾아 비교하고 연구한다면 옛이야기를 폭넓은 시야로 바라보며 더욱 깊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옛이야기의 매력과 ‘나’를 발견하는 즐거움
『옛이야기 공부법』에서 김환희는 주로 칼 융의 이론을 따르는 분석심리학자들인 마리루이제 폰 프란츠와 이부영이 쓴 글들을 참조하여 옛이야기를 해석한다. 저자는 뛰어난 통찰력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옛이야기를 분석하는 한편 옛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힘든 시기와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했다고 고백한다. “시가 네루다에게로 왔듯이, 옛이야기가 내게로 와 준 덕분”(206면)이라고 말하고 이 땅에 살았던 이야기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의 숲에서 아름답고 강인한 인물을 많이 만났노라고 이야기한다. 옛이야기 공부를 위해서는 다수의 각편을 찾고 도표도 만들고, 유형과 모티프, 상징 따위를 알아야 하지만 옛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마음속의 상처를 치유하고 옛사람들의 상상력과 지혜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옛이야기 공부법』은 옛이야기를 향한 한 학자의 끊임없는 학구열과 사랑으로 쓴 책이다. 옛이야기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한 ‘학자’가 옛이야기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 될 때, 이 책은 학술서가 아니라 빼어난 산문이 실린 교양서가 된다. 수수께끼로 가득 찬 옛이야기 숲에서 배움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의미를 두며 공부를 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옛이야기 공부를 통해 옛이야기 속 낯선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며 자기 자신을 새롭게 알아 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