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러 작품을 통해 토속적 색채와 민족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그려 낸 시인 백석은 「개구리네 한솥밥」 「귀머거리 너구리」 등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한 작가입니다. 그림책 『준치 가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백석의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1957)에 실린 동화시 「준치 가시」에 익살과 생명에 대한 따뜻한 인식을 보태어 탄생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 밥상에 올라왔던 모든 물고기들에게 그리고 모든 생명에게 바치는 그림책입니다. 세상 모든 생명에게는 그들만의 사연과 까닭이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여유와 생명의 고귀함을 돌아보게 합니다.
저자
백석 (지은이), 김세현 (그림)
출판사리뷰
“캑캑! 물고기 가시가 목에 걸려 본 적 있나요?”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물고기는 가시 사이사이까지 정성들여 발라내 먹던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목에 가시가 걸리는 일도 많았지요. 요즘 어린이들이 그 귀하게 먹던 물고기 맛을 알까요? 가시 사이사이까지 발라내는 일이 없으니 물고기 가시가 목에 걸려 본 경험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적게 갖고 만족했던 옛날에 비해 요즘엔 무엇이든 너무 풍족하여 그 귀함을 자꾸 잊게 됩니다. “캑캑! 이놈의 고기는 왜 이리 가시가 많은 거야?” 가시가 목에 걸려 투덜거리다가 문득 준치에게도 그리 된 까닭이 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면, 피식 웃고 넘어가게 되지요. 세상 모든 생명에게는 그들만의 까닭과 사연이 있습니다. 7년의 작업 끝에 탄생한 그림책 『준치 가시』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여유와 생명의 고귀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백석이 남긴 따뜻하고 유쾌한 동화시 「준치 가시」
가시 없던 물고기 준치는 늘 다른 물고기들의 가시가 부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치는 이웃 물고기들을 찾아가 가시를 꽂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이웃들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준치에게 가시를 꽂아 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제 충분한데도 이웃들은 가시 나눠 주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달아나는 준치의 꼬리를 따르며 자꾸만 가시를 꽂습니다. 결국 준치는 뜻하지 않게 가시가 많은 물고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 작품을 통해 토속적 색채와 민족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그려낸 시인 백석은 「개구리네 한솥밥」 「귀머거리 너구리」 등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합니다. 「준치 가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1957)에 실린 동화시입니다. ‘어린이에게는 산문보다 시가 더 적당하다’는 믿음으로, 리듬감 넘치는 시 속에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동화시에서 이야기하는 준치의 사연은 우리 조상들이 즐기던 옛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시인 백석은 여기에 운율과 익살을 보태어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동화시로 재창조했습니다. 재미난 평안도 사투리로 리듬감을 잘 살렸습니다. 읽을수록 생명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흥겨운 그림으로 펼쳐지는 가시 많은 준치의 사연
그림책 『준치 가시』는 시인 백석의 시 세계를 새롭게 펼쳐내었습니다. 그림작가 김세현은 먹을 때 느껴지는 번거로움을 사유화하여 이렇듯 멋진 동화시를 만든 백석의 솜씨에 탄복하여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화의 여러 기법을 실험한 끝에 작가는 우리 전통 민화에서 「준치 가시」의 해학과 흥겨움을 펼쳐낼 단초를 발견했습니다.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노니는 선으로 천진한 준치와 능청맞은 이웃 물고기들의 모습을 창조했습니다. 여백의 공간을 통해 역동적으로 화면을 연출하여 시의 리듬을 살리는 구성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준치와 이웃 물고기들의 모습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물고기들 하나하나의 성격과 개성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이렇듯 흥겨운 그림 속에는 선인들의 놀이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그림작가 김세현은 이 책을 통해 전통적 아름다움과 가치를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크고 작은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준치 가시를 나물지 말자”고 했던 그 넉넉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준치 가시』는 생명에 대한 이해와 존중 속에서 삶의 여유를 얻었던 선인들의 마음을 어린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줄 의미 있는 책입니다.
시와 그림이 만나 그림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우리시그림책’ 완간
‘우리시그림책’은 시와 그림의 독특한 결합 방식으로 그림책의 새 가능성을 보여 준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엄선한 전래동요, 현대시, 어린이 시를 토대로 우리 시문학 고유의 운율과 이미지, 삶에 대한 성찰을 개성 있는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2003년 『시리동동 거미동동』(제주도 꼬리따기 노래, 권윤덕 고쳐 쓰고 그림)으로 첫선을 보인 후 10여 년간 『넉 점 반』(윤석중 시, 이영경 그림), 『준치 가시』(백석 시, 김세현 그림), 『영이의 비닐 우산』(윤동재 시, 김재홍 그림) 등 국내 최고의 그림 작가들이 참여하여 새롭고 깊이 있는 해석으로 우리 그림책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매 작품마다 독창적인 캐릭터, 아름답고 전통적인 색감, 다양한 기법이 펼쳐진 그림책들로 빛납니다. ‘우리시그림책’의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각종 해외 전시에 초청받았으며 프랑스, 일본, 스위스, 중국 등으로 수출되어 세계 어린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우리의 자연과 전통과 문화를 담아낸 이 시리즈가 전세계 어린이들을 이어 주고,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며 세대를 넘어 정감을 나눌 수 있는 그림책으로 오랫동안 독자 곁에 남기를 바랍니다.
‘우리시그림책’ 목록(전 15권, 완간)
1. 시리동동 거미동동 제주도 꼬리따기 노래, 권윤덕 고쳐 쓰고 그림
2. 내 동생 주동민 어린이 시, 조은수 그림
3. 넉 점 반 윤석중 시, 이영경 그림
4. 낮에 나온 반달 윤석중 시, 김용철 그림
5. 길로 길로 가다가 전래동요, 전인강 그림
6. 영이의 비닐우산 윤동재 시, 김재홍 그림
7.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전래동요, 정순희 그림
8. 준치 가시 백석 시, 김세현 그림
9. 여우난골족 백석 시, 홍성찬 그림
10. 석수장이 아들 전래동요, 권문희 그림
11. 선생님 과자 장명용 어린이 시, 김유대 그림
12. 쨍아 천정철 시, 이광익 그림
13. 둥그렁 뎅 둥그렁 뎅 전래동요, 김종도 그림
14. 징금 징금 징금이 전래동요, 윤정주 그림
15. 강아지와 염소 새끼 권정생 시, 김병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