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베르 문명

베르베르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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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한길사
원산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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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베르베르 문명: 서구중심주의에 가려진 이슬람과 아프리카의 재발견』은 북아프리카의 토착민족인 베르베르 부족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이다. 지중해 문명과 아프리카 대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베르베르 부족은 다른 문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주변의 수많은 이민족이 마그레브 지역을 침입했고, 그 끊임없는 위협 속에 중간자적 위치로 겨우 유지해오고 있는 그들만의 전통과 관습은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이야기다. 그간 주류로 인정받아오지 못한 이들의 문화와 역사에 주목하는 이 책의 시도는 모든 소수자를 향한 응원이 될 것이다.

목차

21세기 가치의 온상 │ 책을 내면서

1. 베르베르(Berber),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가?
2. 베르베르어 사용과 네오-티피나그(Neo-Tifinagh)
3. 역사 속의 베르베르 문명
4. 베르베르 문명 속의 특이 요소들
5. 베르베르 디아스포라(DIaspora)
6. 베르베르 예술과 음식

질문으로 살아나는 존재들 │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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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기대 (지은이)

출판사리뷰

“북아프리카는 흔히 ‘마그레브’(Maghreb)라고도 불리는 지역이다. 아랍어로 ‘해가 지는 지역’을 의미하며, 아랍어 ‘알-마그립’(Al-Maghrib)에서 유래한다.”_21쪽

『베르베르 문명: 서구중심주의에 가려진 이슬람과 아프리카의 재발견』은 북아프리카의 토착민족인 베르베르 부족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이다. 지중해 문명과 아프리카 대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베르베르 부족은 다른 문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주변의 수많은 이민족이 마그레브 지역을 침입했고, 그 끊임없는 위협 속에 중간자적 위치로 겨우 유지해오고 있는 그들만의 전통과 관습은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이야기다. 그간 주류로 인정받아오지 못한 이들의 문화와 역사에 주목하는 이 책의 시도는 모든 소수자를 향한 응원이 될 것이다.

거시 문명사에 가려진 이야기

지중해를 매개로 유럽과 중동, 그리고 사하라사막을 경계로 아프리카 대륙과 맞닿은 마그레브 지역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온갖 문명이 교차하고 혼성해왔다.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다. 페니키아·로마·비잔틴·반달·아랍·오스만 터키·프랑스를 위시한 유럽 문화가 북아프리카 대륙과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패권을 갖지 못한 부족 단위의 ‘베르베르 문명’은 늘 역사의 뒤안길에 머물러 거의 설명되지 않았다. 로마 본국을 제외한 곳에 로마식 도시 구조가, 그것도 아주 훌륭한 보존 상태로 알제리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지금도 알제리 켄첼라에는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민들이 사용하는 로마식 목욕탕이 건재하다.

“천혜의 기후와 풍부한 자원을 가진 마그레브 지역은 로마 지배하에서 엄청난 착취를 당했다. 토착 베르베르인은 용병으로 혹은 강제로 전쟁에 참여해 로마가 유럽을 장악하는 데 일등 공신이 되었다. 집약적인 농업으로 마그레브 지역은 로마 제국의 곡물 공급률 60퍼센트 이상을 책임지게 되었다. 로마 제국은 축산과 어업, 원형 경기장에 사용되는 말의 대부분을 북아프리카에서 가져갔다.”_140쪽

서구중심의 거시 문명사에 함몰된 마그레브 지역과 그곳의 토착민인 베르베르인은 역사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구가 이루어낸 근대화는 인류에게 과학·기술의 발전, 자유와 인권의 창조를 꽃피워냈지만, 그 기저에 ‘식민주의’(Colonialism)가 있었음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세계를 해석하고 가치를 만들어온 제국주의적 시선의 바깥에 머물렀던 피지배 국가에 묻힌 가치를 들여다보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에서만 가능하다. 역사의 그 어느 때보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으려 애쓰는 시대에 베르베르 문명에 주목하는 작업은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책무이자 지향점이 될 것이다.

카뮈와 이브 생 로랑도 ‘피에-누아’다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지배는 1830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알제리는 아랍의 영향 아래 있었고, 프랑스는 아랍의 세를 꺾기 위해 베르베르의 위상을 강화하려 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와 비슷한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알제리 북부로 자국민들의 이주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프랑스의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때는 산업혁명 시기와도 겹쳐 프랑스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알제리 이주는 가속화되었다.

‘피에-누아’(pied-noir)는 이 시기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인으로, 마그레브 지역민은 아니지만 알제리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생김새는 프랑스 지역민과 비슷하지만 마그레브 지역과 집단적인 정체성을 공유하며 프랑스 등의 유럽 각지에 정착해 마그레브 지역의 문화를 각국에 확산시켰다. 유명한 피에-누아로는 알베르 카뮈와 이브 생 로랑 외에도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 철학자 자크 데리다 등이 있다.

프랑스에서 알제리로의 이주만큼이나 알제리에서 프랑스로의 이주, 나아가 마그레브 전 지역의 유럽 진출은 그 규모가 엄청나다. 현재 프랑스 국적의 마그레브 출신자는 600만 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3분의 1이 베르베르인이다. 모로코는 총인구 3,700만 명 가운데 10퍼센트 이상인 400만 명이 해외에서 살고 있다.

본래 ‘디아스포라’(diaspora)는 세계 각지를 떠도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집단의 ‘비영토성’(non-territory)이라는 특성 아래 베르베르인 또한 디아스포라의 범주를 공유하게 된다. 북아프리카라는 토착 지역을 벗어나 유럽과 중동, 아메리카까지 뻗어 나가 공동체를 형성한 베르베르인의 파편화된 정체성은 그들을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다.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시·공간의 제한이 흔들리고 있다. 가상 공간이 물리적 공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무한한 가능성을 틔워내는 것이 가능한 지금 베르베르를 포함한 소수자의 목소리가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부상하는 것은 요란하고 예민한 이들의 야단법석이 아닌 새 시대의 명확한 증거다.

모계사회·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투아레그(Touareg)족

부족 단위의 베르베르인이 자신들을 지칭하는 언표는 아랍인·마그레뱅·알제리인·모로코인·튀니지인·아마지그·카빌족·리팽·샤우이족·모자비트족·슐뢰흐 등으로 아주 다양하다. 이 모든 언표는 지리적인 특성이나 역사적 경험을 담으며, 그 차이는 언어와 문화 등으로 여실히 드러난다.

수많은 베르베르 부족 가운데 투아레그족은 지중해와 아프리카 가운데 ‘아프리카성’에 가까운 베르베르인들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모계사회를 이루고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 이슬람을 받아들였음에도 부계사회 중심의 아랍 문화와 대비되는 모습은 아프리카·이슬람·아랍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지금보다 더 포괄적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투아레그족의 결혼 과정에는 형식적 절차가 있다. 여자 집안에서 결혼 상대로 거론되는 남성, 예비 신랑을 초청해 춤추는 축제 시간을 만든다. 신랑이 나타나면 신부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신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거부 의사를 밝힌다. 같이 춤을 추며 손가락으로 남성의 손바닥에 신호를 보내면 결혼하겠다는 메시지고, 아무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결혼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다. 여성의 역할과 지위가 이슬람의 가부장적 사회와는 다른 모습이다.”_60쪽

자유와 평등의 이슬람, 이바디즘(Ibadism)

이슬람 문화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마그레브 지역엔 기독교·유대교·러시아정교회까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한다. 그 가운데 이슬람의 소수 종파인 ‘이바디즘’은 마그레브 지역의 특수성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다른 중동의 이슬람 국가와 현저히 다른 이 종파는 카와리지파(Khawarij)에서 파생된 것으로 ‘자유’와 ‘평등’을 내세운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와리지파는 오늘날 별로 언급되지 않는 이슬람 초기의 종파다. 현재 주요 이슬람 종파인 시아파·수니파보다 앞서 발원한 교리임에도 불구하고 급진적인 가치로 인해 금기시되고 있다. 꾸라이쉬 부족 출신만 인정하는 수니파와 마호메트의 혈통만을 중시하는 시아파와 달리 카와리지파는 노예조차도 칼리파―이슬람 공동체의 최고 권위자―가 될 수 있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쳤다.

주변 패권국들에게 끊임없이 침략당하고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투쟁을 계속해온 베르베르인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은 자연스럽게 카와리지파의 수용으로 나타났다. 이후 온건한 형태인 이바디즘으로 변형되며 음자브 지역과 튀니지의 제르바섬, 리비아의 제벨 네푸사 지역에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민이 이바디즘을 정서적으로 공유하던 시기는 마그레브 역사상 가장 종교적으로 관용적이며 정의롭고 안정적인 시기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는 주류 교단에 밀려났지만 여전히 그 면면은 남아 있다.”_201쪽

그간 아랍·이슬람으로만 인식되어온 마그레브 지역은 주목받지 못했을 뿐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형성해왔다. 현대에도 민중운동 ‘히락’(Hirak)과 독자적인 문자 체계인 ‘네오-티피나그’(Neo-Tifinagh)의 발명 등의 활동으로 베르베르 문명은 지속되고 있다. 『베르베르 문명: 서구중심주의에 가려진 이슬람과 아프리카의 재발견』은 단편적인 시선 속에서 스러져간 세상의 수많은 존재에게도 자신만의 서사가 있음을 잊지 않게 해준다.

“역사 속의 ‘베르베르 문명’은 인간과 자유, 평등에 기반을 둔 행동을 지향한다. 타자를 향한 모든 억압에 그들이 주저 없이 함께 맞서 싸울 것임을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_176쪽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베르베르 문명
저자/출판사
임기대 (지은이),한길사
크기/전자책용량
142*210*24
쪽수
356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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