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품격 높은 사회,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담론과 성찰’ 제2호 『국가의 품격』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품격’(品格)을 주제로 오늘날 우리 국가 사회가 새롭게 정립하고 추구해야 할 가치와 이상을 모색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보았다.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과도한 신봉과 효율성의 논리만 팽배했던 부작용들이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품격’에 대한 논의는 양적 성장에만 몰두해왔던 가치관에 대한 반성과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인문학적 깊이를 만들어내는 공론을 형성한다.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바탕은 어떻게 가능한지 고민하는 노력은 소중하다. 겉보기엔 대단한 업적을 이루는 듯하지만 사실 속은 비어가고 있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닌 퇴보이기 때문이다.
목차
17 품격,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희망의 원리
『담론과 성찰』 제2집을 내면서
26 김우창 김민웅 다원성의 경험과 성찰의식, 그리고 격의 문제
90 이광주 품격 있는 사회, 욕망으로부터 자유롭다
110 송재소 글 배운 사람 구실 참으로 어렵다
124 김찬호 우리의 언어세계 가다듬기 또는 삶의 경외감 회복하기
138 박상익 모국어 콘텐츠의 확충과 국가의 품격 높이기
152 곽노현 사법정의는 자유와 인권을 약동시킨다
166 백종국 이윤추구, 사회적 책임, 공동체의 행복 사이에서
182 전재성 21세기 국제정치와 품격 있는 한국외교
196 조홍식 편향된 시각으로 세계시민이 될 수 없다
210 조광호 김언호 종교의 길 예술의 길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와 문화
262 김민웅 우리 정치의 품격을 위하여
저자
김우창
출판사리뷰
품격 높은 사회,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담론과 성찰’ 제2호 『국가의 품격』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품격’(品格)을 주제로 오늘날 우리 국가 사회가 새롭게 정립하고 추구해야 할 가치와 이상을 모색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보았다.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과도한 신봉과 효율성의 논리만 팽배했던 부작용들이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품격’에 대한 논의는 양적 성장에만 몰두해왔던 가치관에 대한 반성과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인문학적 깊이를 만들어내는 공론을 형성한다.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바탕은 어떻게 가능한지 고민하는 노력은 소중하다. 겉보기엔 대단한 업적을 이루는 듯하지만 사실 속은 비어가고 있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닌 퇴보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라는 의미의 ‘각’(各)과 나무 ‘목’(木)자가 붙어 있는 ‘격’(格)이라는 글자는 나무 버팀대를 세워 작물이 거기에 의지해 잘 자라도록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성장의 틀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즉, ‘품격’(品格)이란 물건(品)이 바른 틀 속에서 생겨났음을 말한다. 사람의 수고가 어떤 사물이나 인간 자신을 보다 아름답게 만든 결과다. 이것이 사회적 의미로 확대되어갈 때에는 한 사회를 바로 세워 나가는 힘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올바른 버팀대를 고르고 그것을 세워 가치 향상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깊이 있는 사유, 사려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
서양문명에서도 ‘격’이란 뜻을 가진 영어 단어 dignity의 라틴어 뿌리는 dignitas로, 이는 ‘공동체를 위한 명예로운 가치’를 의미한다. 강력한 군대로 제국을 형성한 로마는 그 문명의 중심에 공동체를 위해 싸우는 용사의 명예를 가장 우선으로 올려놓았다. 그 명예의 본질에는 타인을 위한 희생과 헌신, 투신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자기위주의 이기심은 이 격조와 명예, 덕과는 인연이 없다.
품격,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희망의 원리
이렇게 언어사적으로만 보아도, ‘격’이란 동서양 모두 한 국가 사회 전반을 떠받칠 중심 기둥을 세우는 일이다. 그 중심 기둥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분야의 노력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사회 전반적인 각성이 필요한 일이며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서로 연대하여 소통을 이루어내야 한다.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좇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대할 때는 귀를 막아버리고 맹목적으로 비난만 하는 사회가 격을 갖추기는 어렵다.
때로 우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국격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 때문에 오히려 국격의 본질을 혼돈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우리의 격에 대한 논의는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를 향한 노력이라는 사실이다. 품격 있는 국가는 곧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희망이 싹트는 공동체다.
성찰의식,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삶의 경외감 회복하기
김우창 교수와의 대담 「다원성의 경험과 성찰의식, 그리고 격의 문제」는 갈등을 해결하는 노력 속에서 성찰의식이 싹트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묻게 되는 ‘격’의 문제가 일어난다는 점을 짚었다. 그런 점에서 용산문제, 세종시 논란, 4대강 사업을 중심으로 교육 언론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 대해 격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이념적 분류로 사태를 접근하는 데에서 오는 모순을 짚으며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살핀다.
서양사학자 이광주 교수의 「품격 있는 사회, 욕망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경제지표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사회풍조를 비판하고 역사성과 문화적 역량을 축적하는 품격 있는 나라를 논한다. 유럽의 소도시들과 옛 동아시아의 아름다운 전통을 살피며 성숙한 문화와 함께 한 사회의 정치경제가 공정성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국가발전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청한다.
송재소 교수의 「글 배운 사람 구실 참으로 어렵다」는 바른 도(道)의 실천과 의로움을 생명처럼 여겼던 선비들의 삶을 통해 기능적 지식인이 넘쳐나는 오늘을 돌아본다. 지엄한 왕권에 서릿발 같은 진언도 서슴지 않는 결연함과 백성들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한 그들에게서 참 지식인의 길을 찾아본다.
김찬호 교수의 「우리의 언어세계 가다듬기, 삶의 경외감 회복하기」는 우리 언어가 폭언·극언·실언·망언으로 치닫는 심각성을 돌아본다. 말은 현실의 반영인 동시에 그 현실을 새롭게 빚어낼 수 있다며,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삶의 감수성을 회복하는 언어사용에 대해 성찰한다.
박상익 교수의 「모국어 콘텐츠의 확충과 국가의 품격 높이기」는 번역으로 유럽 문명을 꽃피운 이슬람과 근대의 문을 연 일본의 사례를 들며 번역은 단순히 언어해독 능력을 넘어, 인문학의 기초를 다지고 지식 기반으로서 풍부한 우리말 콘텐츠를 확충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법 기업 외교 예술 그리고 정치의 품격
곽노현 교수의 「사법정의는 자유와 인권을 약동시킨다」는 인권의식 없는 사법정의란 성립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권지수가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학생 인권에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사법정의의 실현을 통해 국가의 품격을 회복하는 일을 역설한다.
백종국 교수의 「이윤추구, 사회적 책임, 공동체의 행복 사이에서」는 공동체의 헌신이 한국 기업성장의 발판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윤추구만이 아닌 공동체 전체의 행복에 기여하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반기업적 사고가 아니라 기업의 품격을 높이는 일임을 강조한다.
전재성 교수의 「21세기 국제정치와 품격 있는 한국외교」는 외교노선이 자국의 이익을 넘어 더 높은 이상과 가치를 추구할 때 그 역량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를 위해 내적 자원, 곧 소프트 파워를 넉넉히 갖춘다면 한국과 동아시아, 그리고 지구 전체를 위해 이익을 창출하는 중견국의 품격 있는 외교 동력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조홍식 교수의 「편향된 시각으로 세계시민이 될 수 없다」는 서구 중심의 세계관으로 세계를 구분하는 우리의 편견을 지적하고, 인류 전체의 평등한 질서를 세우는 노력을 강조한다. 편향된 시각을 바로 잡고 자존감을 회복하여 존재로부터 우러나는 힘을 믿는 사회로 변화하는 중요성을 말한다.
조광호 교수와의 대담 「종교의 길 예술의 길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와 문화」는 외형적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내면 풍경을 어떻게 질적으로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화가이자 가톨릭 사제이기도 한 그는 종교와 예술이 어떻게 인간정신을 고양시키면서 한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거론한다.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온 한 종교인의 예술정신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김민웅 교수의 「우리 정치의 품격을 위하여」는 민주주의가 손상되는 한국사회에서 보다 민주화된 소통 구조와 자본주의의 모순을 대안하는 논의의 필요성, 동북아시아 미래에 대한 유기적 통찰과 평화체제를 이루는 문제를 제기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의 망각 현상 극복과 윤리적 성찰의 가치를 강조한다.
인문학적 담론이 꽃피는 사회
실적과 업적, 효용과 실용의 구호가 넘치는 시대에 품격의 문제를 논하는 일이 자칫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품격은 한 개인이나 사회가 정신적 위기와 한계에 부딪혔을 때 언제나 돌아가야 하는 근본 자리이다. 인간적 품위를 지키고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으려 노력하지 않으면 공동체 전체의 운명은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격’에 대한 ‘담론과 성찰’ 제2집의 짧은 논의가 점화력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사유방식과 윤리적 가치, 실천 능력을 한층 높여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더욱 폭넓은 인문학적 담론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해보며, 우리 사회에 좀더 진전된 논의의 장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