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종교와 과학의 코드로 읽는 대문호의 문학 세계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종교와 과학의 관점에서』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오랜 세월 도스토옙스키 강의를 해오며 여러 권의 도스토옙스키 관련서를 펴낸 석영중 교수가 지난 20여 년간 발표해 온 연구 성과들을 추려서 묶은 책이다.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죽음의 집의 기록』,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 그의 작품 세계의 핵심을 이루는 대표 작품들을 분석하며 그의 심오한 문학 세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특히 종교와 과학이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파고든다. 도스토옙스키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인이었고, 시베리아 유형 시절 뿌리내린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그의 중심 사상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 만큼 그의 소설에는 예외 없이 신과 인간의 문제가 깊이 새겨져 있다. 그리스도교를 완전히 배제하고 그의 작품을 논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도스토옙스키는 과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생물학, 기하학, 물리학, 의학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고, 생애 후반까지도 늘 러시아와 유럽에서 발간되는 최신 자연 과학 서적을 탐독했다. 상반되면서도 교차하며 깊은 논쟁과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두 가지 테마는, 그의 문학을 이해하는 핵심 코드이다.
목차
머리말
1. 『지하로부터의 수기』: 신경 과학자냐 〈지하 생활자〉냐
2. 『죽음의 집의 기록』: 해방과 일치의 신학
3. 『죄와 벌』: 신문의 〈뉴스〉와 복음서의 〈영원한 뉴스〉
4. 『백치』: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와 소설 미학
5. 『백치』: 아름다움, 신경 미학을 넘어서다
6. 『악령』: 역설의 시학
7. 『악령』: 권태라는 이름의 악
8.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예술이 된 진리
9.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소설가의 물리학과 물리학자의 형이상학
10.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신경 신학, 혹은 〈뇌 속에서 만들어진 신〉의 한계
11.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경청에서 관상(觀想)으로
논문 출전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석영중 (지은이)
출판사리뷰
종교와 과학의 코드로 읽는 대문호의 문학 세계
노문학자 석영중 교수의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현대 과학이 제기할 문제들을 도스토옙스키는 한 세기 앞서 어떻게 예언했을까? 오늘날의 신경 과학자들과 도스토옙스키가 논쟁을 한다면? 도스토옙스키는 소설을 통해 어떻게 신의 형상을 그리고자 했을까?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도스토옙스키로부터 무엇을 배운 걸까?
노문학자 석영중 교수의 저서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종교와 과학의 관점에서』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오랜 세월 도스토옙스키 강의를 해오며 여러 권의 도스토옙스키 관련서를 펴낸 석영중 교수가 지난 20여 년간 발표해 온 연구 성과들을 추려서 묶은 책이다.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죽음의 집의 기록』,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 그의 작품 세계의 핵심을 이루는 대표 작품들을 분석하며 그의 심오한 문학 세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특히 〈종교〉와 〈과학〉이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파고든다. 도스토옙스키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인이었고, 시베리아 유형 시절 뿌리내린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그의 중심 사상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 만큼 그의 소설에는 예외 없이 신과 인간의 문제가 깊이 새겨져 있다. 그리스도교를 완전히 배제하고 그의 작품을 논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도스토옙스키는 과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생물학, 기하학, 물리학, 의학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고, 생애 후반까지도 늘 러시아와 유럽에서 발간되는 최신 자연 과학 서적을 탐독했다. 누구보다 〈예언적〉인 작가로 불리는 도스토옙스키는 정치, 경제, 사상, 윤리, 종교 등 여러 영역의 문제들을 한 세기 앞서 심오한 통찰력으로 예고했는데, 놀라운 것은 과학 분야에서도 그의 혜안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심장이었던 그리스도교 신앙, 그리고 그의 시대에 가장 강렬한 변화의 화두였던 과학의 문제. 상반되면서도 교차하며 깊은 논쟁과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두 가지 테마는, 그의 문학을 이해하는 핵심 코드이다.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테마는 특히 도스토옙스키 소설들의 중심 주제를 관통하는 것으로서, 저자는 그리스도교 신학과 성서로부터 끌어온 다양한 개념들을 통해 그의 작품들을 탐구한다. 가령 〈글로 쓰인 이콘〉이라 할 수 있는 소설 『백치』를 그리스도의 〈강생(말씀의 육화)〉을 구현한 소설로서 분석하기도 하고, 〈부활〉의 관념을 소설화한 『죄와 벌』을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을 지배했던 〈신문〉의 언어와 그의 변화를 이끈 〈성서〉의 언어를 대조하며 분석하기도 한다. 또 교부 철학에서 7가지 대죄 중 하나인 〈어시디아〉의 개념을 끌어와 『악령』을 파헤치고,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 나타나는 성서 읽기를 중세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독서 방식인 〈렉시오 디비나〉의 관념으로 살펴보기도 한다.
과학 분야에서는 저자는 특히 신경 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계하여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을 탐구한다. 가령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지하 생활자와 당대 합리주의 결정론자들의 자유 의지 논쟁은 오늘날 뇌 결정론을 주장하는 현대 신경 과학자와의 논쟁으로도 읽힐 수 있다. 또 『백치』에 등장하는 여러 회화 작품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시각의 메커니즘을 시각 신경 과학 및 신경 미학 연구와 접목시켜 살펴보기도 하고, 신경 신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학문 영역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도스토옙스키의 문학과 전기를 정리해 보고, 역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시각에서 흥미롭게 예고된 신경 신학을 살펴보기도 한다. 또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 열광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분석과 함께 추적해 보기도 한다. 이처럼 문학과 신학, 문학과 과학 간의 경계를 자유롭게 가로지르는 저자의 연구는 다학제적 연구의 지평을 풍성하게 확장하며 도스토옙스키 문학 세계의 새로운 차원을 드러내 준다.
올해 2021년은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난 지 꼭 200주년 되는 해이다. 저자는 도스토옙스키 연구자로서 이 뜻깊은 해를 기념할 만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들을 제대로 읽어 보며 그의 문학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열린책들에서는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석영중 교수의 다른 저서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과 바스티앙 루키아의 그래픽 노블 『죄와 벌』을 출간했다. 또한 200주년 기념판 도스토옙스키 선집을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