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웃음은 즐거움이다.
그러나 웃음을 그러모아 살짝 맛을 보면
철학자의 혀끝에는 약간의 씁쓸함이 감돌 것이다”
웃음과 희극, 희극성에 관한 앙리 베르그송의 탁월한 고전!
192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웃음’에 관해 쓴 세 논문을 묶은 『웃음?희극성의 의미에 관하여』(정연복 옮김)가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베르그송의 『웃음』은 1900년 초판이 나온 이래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놀라운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웃음 이론에 관한 가장 독보적인 고전으로 손꼽혀왔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웃음과 희극, 희극성과 관련한 철학적?미학적 연구들을 꾸준히 시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숨어버리고, 슬쩍 비껴 나가고, 빠져나가고, 어떤 때는 사라지는 듯하다가 다시 불쑥 나타나면서 하나의 골치 아픈 철학적 난제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웃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웃는가. 웃음은 어떻게 발생하고 작동하는가. 또 우리 삶과 사회에서 어떤 효과를 자아내는가. 이 책에서 베르그송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웃음에 관한 탁월한 분석을 통해 웃음이 만들어지는 기법과 그것이 지닌 사회적 기능을 해명하는 동시에 인간 자체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 도달하고 있다. 독자들은 200페이지 남짓한 이 작은 책에서 즐거움과 씁쓸함이 함께 감도는, 베르그송의 웃음의 철학을 진한 여운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1장 희극성
1. 희극성 개요
2. 희극성의 원천
3. 형태의 희극성
4. 움직임의 희극성
5. 희극성의 확산력
2장 상황의 희극성과 말의 희극성
1. 상황의 희극성
2. 말의 희극성
3장 성격의 희극성
1. 예술과 희극의 차이
2. 희극적 성격과 허영
3. 직업과 희극성
4. 부조리와 희극성
5. 웃음의 복합성
23판에 붙인 저자의 부록―희극성의 정의 및 그 방법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작가 연보
저자
앙리 베르그송 (지은이), 정연복 (옮긴이)
출판사리뷰
“웃음은 즐거움이다.
그러나 웃음을 그러모아 살짝 맛을 보면
철학자의 혀끝에는 약간의 씁쓸함이 감돌 것이다”
웃음과 희극, 희극성에 관한 앙리 베르그송의 탁월한 고전!
192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웃음’에 관해 쓴 세 논문을 묶은 『웃음―희극성의 의미에 관하여』(정연복 옮김)가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베르그송의 『웃음』은 1900년 초판이 나온 이래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놀라운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웃음 이론에 관한 가장 독보적인 고전으로 손꼽혀왔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웃음과 희극, 희극성과 관련한 철학적?미학적 연구들을 꾸준히 시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숨어버리고, 슬쩍 비껴 나가고, 빠져나가고, 어떤 때는 사라지는 듯하다가 다시 불쑥 나타나면서 하나의 골치 아픈 철학적 난제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웃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웃는가. 웃음은 어떻게 발생하고 작동하는가. 또 우리 삶과 사회에서 어떤 효과를 자아내는가. 이 책에서 베르그송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웃음에 관한 탁월한 분석을 통해 웃음이 만들어지는 기법과 그것이 지닌 사회적 기능을 해명하는 동시에 인간 자체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 도달하고 있다. 독자들은 200페이지 남짓한 이 작은 책에서 즐거움과 씁쓸함이 함께 감도는, 베르그송의 웃음의 철학을 진한 여운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희극성의 본질과 대립되는 개념은 아름다움보다는 우아함이다.
희극적인 것은 추함에서 비롯된다기보다 뻣뻣함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생生의 철학’을 주창하며 현대 프랑스 철학에 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는 앙리 베르그송은 19세기의 유물론과 기계론 및 결정론의 영향 아래 만물을 과학적 분석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에 맞서 생명의 약동성과 유연성의 회복을 강조해왔다. 당대 주류를 이루었던 과학적 기계론에 반기를 들며 새롭고 독창적인 이론을 전개해온 베르그송은 시간과 자유의지를 주제로 한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대한 시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물질과 기억』 『창조적 진화』 등을 잇따라 출간하면서 철학자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다. 이 책 『웃음』에서도 베르그송 철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생명’의 개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특히 웃음을 유발하는 희극성이 만들어지는 기법에 대해 주목한다. 웃음을 일으키는 대상의 성격을 밝힘으로써 웃음의 정체를 규명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하여 베르그송은 모든 희극적인 것들 속에서 “생명적인 것에 덧붙여진 기계적인 것”이라는 중심 주제를 찾아낸다. 예를 들어, 길거리를 달리고 있던 한 남자가 비틀거리다 넘어진다. 이를 본 행인들이 웃음을 터뜨린다. 이때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가 보여준 ‘기계와 같은 뻣뻣함’ 때문이다. 유연성의 부족으로 혹은 잠시 방심했거나 몸이 경직되어 있어서, 그 결과 남자는 넘어지고 그것을 본 행인들은 웃는다. 베르그송에 따르면, 생명은 기계로 환원될 수 없으며 뒤집을 수도 없고 결코 반복되지도 않는다. 이 생명 개념을 사회로 확장하여 유연하고 살아 숨 쉬는 활력 없이, 딱딱하게 굳은 기계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웃음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렇듯 희극적인 것을 설명하면서 ‘기계적인 것’ ‘자동화된 것’ ‘경직성’을, ‘유연한 것’ ‘생명적인 것’에 계속해서 대비시킨다. 그를 통해 삶의 근저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운동성, 시간성, 지속성을 강조한다.
“웃음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분명 선하지도 않다.
웃음의 기능은 모욕을 줌으로써 상대방을 위압하는 것이다”
베르그송에 따르면, 웃음이란 일종의 사회적 제스처다. “사회가 꺼리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삶에 꼭 필요한 부분에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는 이미 몸에 밴 습관의 안이한 기계적 동작에 자신을 맡겨버리는 것이다.” 즉 인간이 사물이나 기계처럼 유연성을 잃고 딱딱해져버리는 경직성은 실질적으로 사회에 타격을 가하지는 않지만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는 이러한 경직성을 물리적인 강압보다는 일종의 제스처로서 대응하려고 하며, 웃음은 바로 이에 대한 징벌이라는 것이 베르그송의 주장이다. 웃음의 성격을 개인적이거나 유희적으로 살피기보다 집단적?사회적 의미로 파악하여 “사회생활을 방해하는 어떤 결점에 대한 징벌”이라는 사회적 기능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특히 3장 「성격의 희극성」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예술과 희극을 구별하면서 예술이란 무엇이며 예술가는 어떤 존재인지, 다른 예술과 희극의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 섬세하면서도 매력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몰리에르나 라비슈의 희극 등 문학작품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을 사례로 들어 희극적인 것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 또한 흥미롭기 그지없다.
웃음은 그 자체로 “별것 아닌 듯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보듯 무수한 생명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했던 것처럼 실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웃음과 희극, 희극성에 대한 논의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이 작은 고전이 웃음의 넓은 스펙트럼을 조망함으로써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한편, 베르그송의 철학과 예술론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