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브뤼노 라투르의 사상을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기획논문’
한국 과학정책연구의 현황과 미래를 전망하는 ‘과학기술정책 워크숍’
『과학에서 가치란 무엇인가』의 저자 케빈 엘리엇과 나눈 과학과 사회적 가치의 상호작용에 관한 대화 ‘심층 인터뷰’
과학기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를 여는 ‘서평’
“융합하고 교차하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탐색하다”
‘우리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
그의 숨겨진 면모들을 조명하다
『과학기술과 사회』 4호의 특집 주제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사상’이다. 과학기술학, 과학사, 과학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라투르의 사상을 다각적으로 해석·종합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먼저, 김연화·장하원은 ‘과학인류학자’로서 라투르에 주목하며, 많은 논쟁을 낳은 라투르의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특히 ‘행위자를 따르라’는 라투르의 방법론적 선언이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해석해 낸다. 박범순은 ‘정치 철학자’로서의 라투르에 초점을 맞추어 홉스의 사회계약론에 대한 그의 창의적인 재해석을 보여 준다. 한편, 홍성욱과 김선영은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공연·전시 기획자’로서의 측면을 조명한다. 이들의 논문은 이론적 개념의 시각화를 시도하고 전시장을 새로운 사고와 실천의 장으로 창출한 라투르의 실험을 소개한다.
라투르를 입체적으로 ‘다시 쓰기’
2022년 10월, 과학기술과 사회에 대해 가장 도발적이고 흥미진진한 논의를 이끌어 온 브뤼노 라투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20여 권의 저술과 연극, 전시회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킨 라투르는, 기존 분과들의 경계를 넘나든 ‘우리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의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은 인류세·기후위기 시대의 사회적 정의와 생태학적 위기의 해결책을 고민하는 데 새로운 기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양학술지 『과학기술과 사회』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사상’이라는 주제 아래, 라투르의 광범위한 지적 궤적과 예술적 개입을 아우르는 네 편의 논문을 실었다. 라투르의 사상과 실천을 입체적으로 다시 씀으로써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는 라투르의 기획을 보다 성찰적으로 이어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한국 과학정책 연구, 어디로 갈 것인가?
새로운 질문과 방법을 고민하다
이번 호 〈과학기술정책 워크숍〉 코너에서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정책위원회는 ‘과학정책 연구 어디로 갈 것인가: 새로운 질문과 방법’이라는 주제로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시도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은성은 정책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의 현황들을 논의하며 새로운 시대의 과학기술정책 연구를 위해 ‘정책학적 아나키즘’이 필요하다고 선언한다. 즉, 보다 다양한 접근을 허용하고 실제 정책 현장의 문제들을 경험적으로 자세히 분석하는 경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자인 신유정은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정책적 수단과 과정으로서 과학기술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과학기술의 내용과 목표에 대한 재고 및 그 과정에 있어 지향과 가치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임을 지적한다. 토론자인 김연화와 조아람은 이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현장 연구의 중요성과 함께 이미 전환적 혁신 정책과 같은 과학기술정책의 새 흐름에 이러한 요구들이 일부 반영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과학과 가치의 관계에 관한 대화
『과학에서 가치란 무엇인가』의 저자 케빈 엘리엇을 만나다
‘심층 인터뷰’에서는 본지 편집위원이기도 한 서울대 과학학과 천현득 교수가 『과학에서 가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케빈 엘리엇과 과학과 사회적 가치의 상호작용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엘리엇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가 지닐 수 있는 여러 가치적 측면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연구 방향과 질문을 보다 바람직한 가치의 실현을 위해 조정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를 여는 다채로운 서평들
‘서평’에서는 맹미선, 이종식, 오철우, 정우현, 최석현이 국내에 출간된 다양한 과학기술학 저서들을 다룬다. 서평자들은 인공지능 정치를 촉구하는 저서 『AI 지도책』, 멜랑콜리 치료의 역사를 논의하는 『멜랑콜리 치료의 역사』, 한국 사회가 겪은 사건·사고와 논란 속에서 과학적 지식의 역할과 그 정치에 대한 분석을 담은 『과학의 눈으로 현대사를 되돌아보다』, 각 생명체가 감각하는 환경세계가 상이함을 통해 인간의 의식과 이성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는 『이토록 굉장한 세계』, 인지과학의 기원과 역사를 논의하는 『마음은 어떻게 기계가 되었나』를 소개한다.
목차
들어가며 _ 이두갑
기획논문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사상
라투르 다시 쓰기: 행위를 따라가라! _ 김연화, 장하원
리바이어던과 브뤼노 라투르:
행위자 네트워크의 해체 가능성에 대하여 _ 박범순
라투르와 가이아의 시각화, 그리고 과학과 예술 _ 홍성욱
실험으로서의 사유 전시: 신기후체제의 감수성 생산을 위한 예술 _ 김선영
과학기술정책 워크숍
정책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 어떻게 할 것인가? _ 김은성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 새로운 지평 모색 _ 신유정
토론문: 우리에겐 더 많은 과학기술정책의 현장 연구가 필요하다 _ 김연화
토론문: 과학기술학과 사회학에서 바라보는 과학정책 연구와 전환적 혁신 정책 _ 조아람
심층 인터뷰
“과학에서 가치란 무엇인가?”_ 케빈 엘리엇(인터뷰이) _ 천현득(인터뷰어)
서평
인공지능 정치를 위한 밑그림 지도 _ 맹미선
케이트 크로퍼드, 『AI 지도책』
겸손한 치료사의 도취, 남겨진 환자들의 애수 _ 이종식
장 스타로뱅스키, 『멜랑콜리 치료의 역사』
현대사 논란 속의 과학은 우리에게 어떤 과학이었나 _ 오철우
공공을 위한 과학기술인 포럼, 『과학의 눈으로 현대사를 되돌아보다』
인간이 만든 객관적 세계라는 허상 _ 정우현
에드 용, 『이토록 굉장한 세계』
사이버네틱스의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_ 최석현
장피에르 뒤피, 『마음은 어떻게 기계가 되었나』
『과학기술과 사회』 제5호 투고 안내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설립 취지
저자
이두갑 (지은이),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편집부 (엮은이)
출판사리뷰
기획 논문
김연화, 장하원은 「라투르 다시 쓰기: 행위를 따라가라!」에서 라투르식 현장 연구와 글쓰기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라투르의 초기 작업으로 분류되는 과학인류학 저작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과학인류학 작업들에서 라투르가 실험실의 물질들과 실천들을 탐구하기 위해 연구자로서 어떤 자세와 전략을 취했는지, 또 라투르식의 민족지적 서술에서 어떤 특성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본다. 이러한 작업을 기반으로 저자들은 ‘행위자를 따르라’는 라투르의 구호가 행위자들의 관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려 내라는 주문이라는 점을 주장하며, 라투르의 기획을 보다 성찰적으로 이어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박범순은 「리바이어던과 브뤼노 라투르: 행위자 네트워크의 해체 가능성에 대하여」에서 라투르가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토머스 홉스의 사회계약론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는지를 보여 주며, 라투르가 근대의 등장에서 과학 지식이 정치적 권위와 맺어 온 관계에 대해 어떤 새로운 통찰을 전달해 주었는지 논의한다. 저자는 정치 철학자로서 라투르의 출발점을 홉스로 본 그레이엄 하먼의 해석이 홉스에 관한 라투르의 도구주의적 입장을 오해한 데에서 기인함을 지적하고, 라투르는 리바이어던 개념의 정치적 함의보다는 그것의 구성과 해체 가능성, 한시적 지위에 더 관심을 두었다고 주장한다.
홍성욱은 「라투르와 가이아의 시각화, 그리고 과학과 예술」에서 라투르가 자신의 이론적 개념을 가시화했던 과정을 분석한다. 특히, 저자는 라투르가 추상적인 구형 지구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제시한 가이아·임계 영역을 가시화한 과정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류세 시대의 임계 영역의 중요성과 함께 과학과 예술의 생산적 상호작용이 인류세의 문제를 가시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선영은 「실험으로서의 사유 전시: 신기후체제의 감수성 생산을 위한 예술」에서 ‘전시 기획자’로서의 라투르를 조망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라투르가 기획한 전시들을 통해 그가 어떤 틀과 주제로 전시를 기획했는지, 전시로 그가 궁극적으로 제시하고자 했던 예술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살펴본다. 저자는 라투르의 기획 전시를 2000년대와 2010년대 이후로 나눈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사유 전시’라는 틀 안에서 기획되었는데, 특히 2010년대 이후에 라투르는 사유 전시라는 틀에 신기후체제라는 주제와 정치적 예술이라는 관점을 결합했다. 또한, 2000년 라투르가 강조하던 재현/대변의 문제가 ‘예민하게 만들기’로 이행하는 양상이 드러난다고 이야기한다.
과학기술정책 워크숍
김은성은 「정책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정책을 분석하는 하나의 이론적 길잡이를 제공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이해관계 접근법, 제도적 접근법, 해석적 접근법, 물질적 접근법이라는 네 가지 접근법을 소개하며 각각의 접근법을 비교하고 사례를 제시한다. 특히, 저자는 네 가지 접근법이 교차할 수 있는 지점들을 설명하며, 정책의 객관적 실재를 연구하기 위해 다면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이러한 학문적 태도를 ‘정책학적 아나키즘’이라 일컫는다.
신유정은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 새로운 지평 모색」에서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의 지형도를 바탕으로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에서 새롭게 확장될 수 있는 연구 질문과 방법을 조명한다. 저자는 한국 과학기술정책의 현주소를 검토하며, 그동안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가 과정과 수단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고, 내용과 목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과학기술정책 연구의 결과들이 사람들의 삶과 사회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과학기술정책 연구의 새로운 질문, 방법, 지향을 모색하자고 주장한다.
김연화는 토론문 「우리에겐 더 많은 과학기술정책의 현장 연구가 필요하다」에서 두 발표자의 논지에 새로운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논의를 진전시킨다. 특히, 저자는 현재의 정책이 과학기술과 사회를 어떻게 만나게 하며 그 안에서 어떤 가치들이 고려되거나 배제되는지를 확인하고, 이것이 일어나는 실제 현장을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아람은 토론문 「과학기술학과 사회학에서 바라보는 과학정책 연구와 전환적 혁신 정책」에서 김은성이 제시한 사회학적 관점의 이론적 보완이 전환적 혁신 정책이 도약하는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평가하고, 과학기술정책학의 유형화에서 과학기술정책의 질적 연구뿐 아니라 양적 연구 또한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심층 인터뷰
이번 호 심층 인터뷰는 「“과학에서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미시건 주립대학교 교수이자 『과학에서 가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케빈 엘리엇을 천현득이 인터뷰했다. 케빈 엘리엇은 과학자들의 가치관이 선택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선택이 다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과학은 가치를 적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케빈 엘리엇은 풍부한 사례 연구와 과학과 가치의 여러 측면에 대한 분석적 연구를 기반으로, 엘리엇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은 순수히 연구를 할 뿐이며, 이를 수단으로 사용해 여러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손을 더럽히는’ 정책 입안가들의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과학에서도 가치가 역할을 한다면 과학에 적용해야 할 가치는 어떤 것인지, 좋은 과학이란 무엇이고 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평
맹미선은 「인공지능 정치를 위한 밑그림 지도」에서 케이트 크로퍼드의 『AI 지도책』의 서평을 썼다. 저자에 따르면, 크로퍼드는 『AI 지도책』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이 분야의 역사와 정치·사회의 면면을 폭넓게 다룬다. 또한 크로퍼드는 인공지능을 정치의 문제로 파악하며, 권력이라는 개념을 통해 다룬다. 그러나 저자는 인공지능 정치의 가능성은 현실 폭로 이상의 이론을 요청한다고 주장하며, 저항의 정치에 관한 더욱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종식은 「겸손한 치료사의 도취, 남겨진 환자들의 애수」에서 장 스타로뱅스키의 『멜랑콜리 치료의 역사』를 소개한다. 저자는 책의 논의를 따라 ‘멜랑콜리’라 불린 질환이 결코 단일하지 않았으며 그 치료법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준거 또한 하나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저자에 따르면 스타로뱅스키는 질병과 치료법에 대한 결정론을 거부하며, 의사들에게 ‘성숙’하고 ‘겸손’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저자는 스타로뱅스키가 그리는 치료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지적한다.
오철우는 「현대사 논란 속의 과학은 우리에게 어떤 과학이었나」에서 공공을 위한 과학기술인 포럼의 『과학의 눈으로 현대사를 되돌아보다』의 서평을 썼다. 『과학의 눈으로 현대사를 되돌아보다』는 1980년대 이후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 사회가 겪은 사건, 사고, 논란에서 주요 행위자로 참여한 과학기술 전문가의 역할을 다시 돌아보며 기록하고 비평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현대사가 겪은 부끄러운 과거의 사례를 통해 과학적 증거와 법과학, 전문가의 문제와 인권·민주주의가 연결됨을 보여 준다고 평한다.
정우현은 「인간이 만든 객관적 세계라는 허상」에서 에드 용의 『이토록 굉장한 세계』의 서평을 썼다. 에드 용은 생명체 각각은 자신만의 ‘감각 거품’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것으로 그들은 광활한 세계의 극히 일부만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그는 이를 통해 감각에 대해 ‘우월성’이 아닌 ‘다양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논의에 이어, 저자는 인간의 의식과 이성이 자연 전체와 다른 생명체들에게 재앙일 수 있음을 지적하며, 동물 고유의 삶의 방식을 우리의 감각으로 재단하려는 시도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석현은 「사이버네틱스의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에서 장피에르 뒤피의 『마음은 어떻게 기계가 되었나』의 서평을 썼다. 책의 저자는 사이버네틱스의 역사적 실패를 돌아보며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교훈을 이끌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뒤피는 사이버네틱스의 지적 실패가 무엇보다도 인간 과학의 성과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이 사이버네틱스의 역사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를 담고 있으며, 사이버네틱스와 최근 인지과학 흐름 사이의 연결고리도 잘 보여 준다고 평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뒤피의 책에서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 쟁점들이 ‘외재주의’ 과학사의 연구 성과를 통해 보완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과학기술과 사회』 소개
“과학과 사회의 접점으로서 과학문화를 말하다!”
‘과학기술과 사회는 닮은꼴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실험적인 매체,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기술과 사회는 닮은꼴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을 보면 그 사회를 대략 알 수 있고, 거꾸로 사회를 보면 과학기술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 사회에서는 민주적 형태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권위 사회에서는 왜곡된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런 닮은꼴은 흐트러진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지속가능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을까? 경쟁적인 사회 속에서는 과학기술도 경쟁적인 모습을 가질까?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과학기술도 달라질까?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는 한국의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과 상호구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설립된 모임이다. 과학기술학(STS), 과학기술사, 과학기술철학, 과학기술정책학,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 같은 학문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과 과학커뮤니케이터, 과학관 큐레이터, 과학문화 영역의 활동가들, 그리고 과학문화나 사회에 관심을 가진 현장 과학기술자들을 연결해서 한국의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하는 것을 꾀하고자 한다. 2022년 창간된 교양학술지 『과학기술과 사회』는 이러한 학술적·실천적인 활동의 첫 성과이다. 『과학기술과 사회』는 한국의 과학기술과 사회가 빚어내는 문제와 갈등을 이해하려는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목표와, 이를 완화하고 해결하려는 실천적인 목표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