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계간 『뉴래디컬리뷰』는 우리 시대 담론과 현장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의식에 개입하며 래디컬의 의미와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사회인문학 잡지이다. 창간호부터 ‘래디컬을 다시 묻는다’, ‘공론장과 부족주의’, ‘위기의 비판에서 비판의 위기로’, ‘기후 위기에서 기후 정의로’, ‘적대를 넘어서’, ‘OTT, 익숙한 일상의 종말’, ‘영성의 문화정치학’, ‘코로나 시대의 대학‘과 같은 주제를 거쳐 이번 5호에서는 ’우리 시대 문학의 자리는 어디인가‘(포커싱), ’장애, 어떤 싸움의 기록‘(이슈)‘등의 꼭지들을 구성했다.
목차
발간사
우리 시대 문학의 자리를 묻는다 l 김대현, 최진석 019
포커싱 l 우리 시대 문학의 자리는 어디인가
역사 이후, 새로운 사회계약의 탄생 l 최진석 031
문학과 사상, 그리고 문학사상 l 황규관 067
SF는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 l 박인성 093
Healers, carers, and lovers l 인아영 120
해방된 노동으로서의 예술을 향하여 l 이성혁 148
이슈 l 장애, 어떤 싸움의 기록
문명, 능력, 자긍심 l 오혜진 175
윤석열의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 l 하민지 194
더 이상 죽을 수 없어서 지하철을 탑니다 l 유진우 207
래디컬 미러
자유주의 헤게모니 아래에서 좌파 학자로서 살아간다는 것 l 이광일 223
정치학자 이광일과의 대화 l 이유철 231
크리틱
들뢰즈 가면의 배후 인물, 가타리 l 신승철 270
-질 들뢰즈, 「들뢰즈 다양체」
COVID 팬데믹은 이미 당신을 기후 운동에 초대했다 l 최소연277
-알렉산드라 빌라세뇨르 외,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
혐오와 냉소의 무게 차이 l 김주희285
-김학준, 「보통 일베들의 시대」
예술은 철학의 눈 l 안진국 292
-그레이엄 하먼, 「예술과 객체」/ 마르쿠스 가브리엘, 「예술의 힘」,
비평가, 그대는 의미의 솔기를 잡아 뜯는 자 l 전승민 300
-최진석, 「사건의 시학」 / 「사건과 형식」
세대 및 젠더 갈등의 사회적 맥락 l 전의령216
-홍찬숙, 「한국 사회의 압축적 개인화와 문화변동」
트랜스
일괴암의 공포, 서울 이야기 l 정희진 324
촉법소년 연령 논란의 허상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욕망 l 김대근340
마스크 쓴 색다른 운동 l 윤수종 362
지상중계
「뉴래디컬리뷰」 창간 12주년 기념 토론회: 래디컬을 다시 묻다 385
저자
김대현, 최진석, 황규관, 박인성, 인아영, 이성혁, 오혜진, 하민지, 유진우, 이광일, 이유철, 신승철, 최소연, 김주희, 안진국, 전승민, 전의령, 정희진, 김대근, 윤수종 (지은이), 도서출판 b 편집부 (엮은이)
출판사리뷰
이번 호의 포커싱은 ‘우리 시대 문학의 자리는 어디인가’
포커싱은 지금 이 시대에 문학이 놓인 좌표를 점검하고 문학이 열어젖히는 새로운 시공간을 가늠하는 질문과 답변들로 마련했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다’는 프레드릭 제임슨과 지젝의 언명처럼, 자본주의 이후와 그 대안을 상상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시기에 문학은 어떤 방식으로 그에 응전하며 개입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기획이다. 이 주제를 다루는 총 5편의 글은, 우리 시대의 문학이 과연 새로운 공동체의 구성에 대해 어떤 비전을 담는지에 대한 성찰[최진석], 문학과 사상의 관계를 점검하기 위해 김수영의 시와 시론을 경유해 현재 우리 문학에 결핍되어 있는 사상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고찰[황규관], 최근 문학의 주요한 흐름 중 하나인 SF의 본연의 역할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 있는 비가시적인 자리를 가시화하는 것”이라는 탐구[박인성], 노동과 예술을 독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호 포함적인 개념으로 사유하는 예술과 노동의 관계에 대한 검토[이성혁], 동시대 한국 소설에서 재현되는 돌봄의 양상에 대한 고찰[인아영] 등을 다룬다.
이번 호의 이슈는 ‘장애, 어떤 싸움의 기록’
이슈는 장애인 지하철 투쟁에 초점을 맞춰 지난 20년간 진행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현실을 재조명한다. 오혜진은 최근 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세 개의 장면을 통해 장애인을 배제하는 기성의 언어와 사회적 장치들, 능력의 유무가 차별의 기제로 작동하는 상황에 대한 경계, 소수자의 자긍심을 결여시키는 부양의무제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하민지는 독일 나치 정권의 장애인 학살 프로그램인 ‘T4’를 전장연이 노래로 만든 이유를 소개한다. 나아가 유진우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으로 쟁취했던 모든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지하철 투쟁의 지하철을 멈추는 행위는 단순히 시간 지연이 아니라 배제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떻게 “더 이상 장애인을 배제하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자”는 마땅한 구호에 응답할 것인가?
래디컬미러의 초대석에는 ‘정치학자 이광일’
『좌파는 어떻게 좌파가 됐나』로 일곡유인호학술상을 수상한 정치학자 이광일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는 진보 학술 진영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의 정치화 사회 현실에 대한 실천적 개입을 아끼지 않았다. 80년대 노동운동의 이론과 실천은 2000년대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다시 2020년대 들어 좌파 혹은 진보라는 개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가? 짧은 대담이지만 1980년대와 2000년대, 그리고 2020년대를 관통하며 이어져 온 래디컬의 가치를 되짚는 시간이다.
사회인문비평에 개입하고자 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개진하는 ‘트랜스’
이번 호에는 최근 논란이 됐던 다양한 쟁점들을 다뤘다. 정희진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서울 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중심주의는 결국 타자와 차별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서울 중심의 발전주의적인 사고를 해체하고 공간에 대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뉴래디컬’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대근은 최근 쟁점이 되는 소념 범죄의 심각성을 어떻게 판단행해야 할지, 그 지평을 열어 보여준다. 그는 강도 높은 처벌이 제기되기에 앞서 촉법소년 문제가 시민사회의 안전을 불모로 한 포퓰리즘이 아닌지 되짚어보아야 할 때임을 역설한다. 윤수종은 코로나 정국에서 ‘마스크 쓴 운동’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팬데믹이 가져오는 차별과 혐오는 결국 소수자 차별과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이 연결점에 대해 계속해서 예의주시함을 차분히 짚어간다.